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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휘집은 올해 신인이다. 실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가 그 실책 때 점수를 주지 않았으니까, 김휘집은 더 잘 성장할 거다."
경기 후 만난 정찬헌은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했다. 우리 팀이 이번주 경기를 잘 치르고 있지 않나. 3연승 후에 어제 졌으니까 어린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오늘 이겨야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날 키움 수비진은 정찬헌의 투구 때 무려 3개의 실책을 범했다. 특히 선발투수가 가장 흔들리는 1회에만 김혜성과 김휘집의 실책이 잇따라 나왔다. 5회에도 김휘집의 2번째 실책, 이정후의 잘 따라붙고도 아쉽게 놓친 슬라이딩 캐치가 이어졌다. 투수로선 아쉬운 탄식을 내뱉을 만도 했다. 특히 정찬헌은 공의 구속보다는 변화구로 맞춰잡는 투수다.
"김휘집은 올해 신인이다. 이제 1군에서 자리잡을 선수 아닌가. 실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원래 선수는 실수하고 다음 경기 때 더 잘하면서 큰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건 후배의 실수가 나온 이닝에 실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김휘집은 더 잘 성장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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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절에 경헌호 코치님과 함꼐 고민한 결과다. 수술 여파로 난 예전 같은 직구를 던질 수 없다. 포심이 너무 밋밋하니까, 던지다 자칫 밀려들어가면 장타를 맞는다. 차라리 다 투심으로 던지기로 했다. 그 와중에 트레이드가 됐고, 송신영 코치님도 날 믿어주셨다.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좋다."
키움에는 KBO리그에 흔치 않은 '투심의 달인' 최원태가 있다. 하지만 정찬헌은 "내 투심도 충분히 좋다. 어차피 나와 최원태는 투구폼도, 팔 높이도 다르다"고 단언한 뒤 "오히려 최원태가 내게 커브를 물어본다"며 슬그머니 '흘리기'에 나섰다.
"LG 시절에 화장실에서 만났는데, 다짜고짜 '저 커브 좀 알려주세요' 하더라. 2년 지나고 작년에 다시 만났을 때도 '형 커브 좀 제대로 알려달라' 했었다. 다른 팀인데 이렇게 막 물어보는 선수는 최원태가 처음이다. (같은 팀에 왔으니)요즘 열심히 알려주고 있다. 그렇게 다가올 용기가 있다는 건 내 구종에 매력을 느낀다는 뜻이니까."
앞서 정찬헌의 말대로 두 선수의 커브는 결이 다르다. 정찬헌은 "처음 봉중근 선배한테 너클 커브를 배울 때도 쉽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거쳐 나만의 커브로 변형시킨 것"이라며 "나와 최원태의 커브도 물론 다를 거다. 내 커브처럼 뚝 떨어지진 않을 거다. 다만 느낌이나 그립을 알려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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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헌의 커리어하이는 2017년의 8승. 올시즌 벌써 7승을 올렸다. 하지만 정찬헌은 "승수 욕심은 전혀 없다. 10승인데 7점대 평균자책점이면 무슨 의미가 있나. 10승도 하고(내용도 좋고) 전반적인 팀 성적까지 따라오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올해 12경기에 나갔는데 그중 10경기를 LG가 이겼다. 내가 던지는 날 팀이 이긴다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 '왠지 경기가 잘 풀려'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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