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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다시 품은 10승 투수, 한화 리빌딩 발걸음도 가벼워졌다[SC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1-09-07 08:23 | 최종수정 2021-09-07 09:30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한화 김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04/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다시 10승 투수를 품는데 6년의 시간이 걸렸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26)는 지난 4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아홉수를 넘는 데 성공했다. 김민우가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우면서 한화는 2015년 안영명 이후 6년 만에 10승 투수를 품게 됐다. 전반기 9승 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돼 선발-불펜을 오갔던 김민우는 후유증 탓에 후반기 초반 부진했으나, 기어이 1승을 추가하면서 데뷔 첫 10승의 감격을 맛봤다.

안정적 선발 투수의 지표로 여겨지는 두 자릿수 승수는 김민우가 완전한 선발 자원으로 거듭났음을 시사하기에 충분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으로부터 개막전 선발로 낙점될 때만 해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그러나 김민우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을 앞세워 뛰어난 구위와 카운트싸움으로 기대를 충족시켰다. 2015년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했으나 이듬해 어깨 관절 와순 손상으로 선수 생명이 불투명한 가운데 재기의 끈을 놓지 않고 피나는 노력과 눈물을 쏟은 김민우의 노력, 그런 김민우를 바라보며 신뢰와 결단을 아끼지 않은 현장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한화에게도 김민우의 10승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의 첫 과제로 꼽힌 것은 안정적 선발진 구축이었다. 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 외엔 안정적인 선발 자원이 부족하다는 시선을 받고 출발한 시즌. 이 때문에 수베로 감독은 선발 가능성을 갖춘 투수 두 명을 한 경기에 동시에 마운드에 올리는 텐덤 전략을 꺼내들기도 했다. 김민우가 올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면서 선발진에 안착하면서 향후 마운드 재편 과정에서 선발진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내년에 합류하는 '괴물 신인' 문동주와 올 시즌 꾸준히 등판하며 선발 가능성을 끌어 올리고 있는 김기중 등을 활용한다면 더욱 탄탄한 마운드 구상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작은 것부터 정립해 나가면 언젠가 그 결실은 나타나기 마련. 한화는 여전히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투-타 구멍도 여전히 크다. 그러나 리빌딩을 시작한 첫 시즌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향후 계획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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