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른바 '무승부(無勝負)의 시대'다. 승패 없이 끝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각팀 감독들이 무승부에 대한 득실을 따지기 시작했다.
최근 무승부는 2016년 이후 7→11→ 6→ 7경기였고, 지난 시즌에는 13경기로 다소 많았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그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 무승부 경기가 많아진 것은 후반기에 연장전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전반기 막판 시즌 중단 사태, 장마철 무더기 경기 취소로 인해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해야 할 상황이 되자 단장들 모임인 KBO실행위원회는 연장전 일시 폐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12회까지는 아니더라도 11회까지 가는 건 어떨까"라는 말을 했다. KT는 팀 평균자책점이 3.83으로 2위이며, 특히 선발진이 강해 불펜 부담이 적은 편이다.
반면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우리팀 상황에서 개인적으로는 9회까지 하는 걸 동의한다"며 "팬들은 승부가 나는 걸 원하겠지만, 우리는 (선발이 약해)4회부터 불펜을 시작하니 12회까지 쉽지 않다"고 했다. SSG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불펜 부담이 커졌다.
김 감독은 "연장이 없다는 걸 알고 하니까 누구를 몇 회에 내고 누구에게 9회를 맡긴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도 했다. 계산 가능한 불펜 운영이 사령탑들에겐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이와는 별도로 "무승부는 어느 팀에 유리한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무승부의 유불리를 따지는 건 사실 시즌 중 의미가 없다. 시즌 최종일에 승률 계산서 어떤 작용을 하느냐를 놓고 말해야 한다. 같은 경기수를 치르고 난 뒤 결과를 놓고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늘 비겼으니 나중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건 나중에 어떤 경기를(또는 어떤 경기들을) 승리한다는 걸 전제로 한다.
다만 무승부가 많은 팀은 적은 팀보다 '분모(승+패)'가 작으니 '같은 경기수에 승수가 비슷한' 팀과 비교해 승률은 더 높게 나타난다. A, B 두 팀이 정규시즌 최종일에 1위를 다툰다고 하고, A팀이 101승41패2무, B팀이 99승40패5무를 기록했다고 치자. 승차에서는 A팀이 0.5경기차로 앞섰지만, 승률은 B팀이 0.712로 A팀(0.711)보다 높아 1위가 된다.
이때 B팀이 1위가 된 게 5무 덕분일까. 5경기가 무승부였지만 그래도 99승을 올린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5경기를 비겨 패를 40경기로 막은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분명한 건 패보다는 무가 좋고, 무보다는 승이 좋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