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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비록 쓰린 신고식을 치렀지만 희망을 던졌다.
에이스 요키시와의 선발 맞대결. 첫 등판의 부담이 겹쳤다. 초반부터 롤러코스터를 탔다.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2,3루 위기를 과감한 승부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결과만 보면 실패로 끝난 시즌 마수걸이 등판. 하지만 주목해야 할 '내용'이 있었다.
스피드였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 139㎞, 최고 구속은 145㎞에 달했다. 루키시즌이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6.6㎞, 최고 구속은 141.6㎞였다. 단 1년 사이에 무려 2~3㎞가 빨라진 셈.
그 빨라진 공으로 1회 위기를 넘겼다.
허윤동은 무사 1,2루에서 키움 중심타자 이정후 박병호 송성문을 과감한 빠른 공으로 잠재웠다.
이정후 땅볼로 몰린 1사 2,3루 위기. 박병호를 143㎞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허윤동은 송성문을 144㎞ 바깥쪽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송성문에게 던진 4구째 볼은 이날 최고 구속인 145㎞가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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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혼신을 다한 전력 피칭 후 2회부터 평균 스피드가 뚝 떨어졌다.
140㎞를 넘는 공 빈도가 확 줄었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가 늘었다. 1회 체감했던 스피드보다 2~3㎞가 줄어들자 타순이 한바퀴 돈 키움 타자들의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집중타를 허용한 이유다.
꾸준한 구속과 밸런스 유지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받아든 셈.
하지만 삼성야구의 미래 허윤동에게는 스피드업만 해도 희망적이다. 이제 프로 2년차. 디셉션과 익스텐션이 좋은 투수라 실제보다 빨라보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향상된 스피드가 가미되면 상대 타자가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 제구에 대한 과제를 해결한다면 '빠른 버전의 백정현'이 될 수 있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아직 업다운이 있지만 특이한 구종과 로케이션으로 경쟁력이 있는 투수다. 자기 공만 던지면 난타당할 선수가 아니다"라며 허윤동 만의 장점에 주목했다.
빨라진 구속과 주눅 들지 않는 씩씩한 피칭으로 희망을 던진 2년 차 유망주. 비록 혹독한 신고식이었지만 작지 않은 희망을 발견한 날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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