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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팬들이 언제까지 최동원 염종석을 찾아야합니까? 이대호 은퇴 전에 우승 한번 해야되는데."
2008년 은퇴 이후 6년간 롯데 코치로 재직한 뒤, 방송사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동의과학대 야구팀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염종석. 그는 롯데의 마지막 '우승 에이스'이자 '신인상'이다. 염종석 이후 28년간 롯데는 단 한명의 신인상도 배출하지 못했다.
14일 동의과학대 캠퍼스에서 만난 염종석 감독은 "올해 이의리가 잘하긴 했죠"라면서도 "최준용이 20홀드만 하면, 제가 기자라면 최준용에게 투표합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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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종석의 통산 기록은 생각보다 아쉬움이 많다. 93승 133패 3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76. 아쉽게 100승을 찍지 못했다. 31완투(통산 30위) 1791⅓이닝(17위) 133패(3위) 등에서 '염종석 신화'의 편린이 드러날 뿐이다.
염종석에게 불멸의 이름을 안긴 1992년 때문이다. 고졸 신인이던 염종석은 데뷔 첫해 35경기(선발 22·완투 13·완봉 2)에 출전, 17승(3위) 9패 6세이브 204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33(1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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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종석은 이듬해 한번더 10승을 찍은 뒤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이후 다시는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도 정상적인 투수운영은 아니죠. 나도 알고 팬들도 알죠. 하지만 '이러면 안되는데'보다는 '우승하자'는 게 어느 정도 인정되던 시절이에요. 지금 같으면 우승해도 감독이 잘릴지도? 그렇게 못하죠. 최동원 선배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내가 봐도 미친듯이 던졌습니다. 그렇게 우승을 했고, 내 이름이 남았죠. 그땐 나도, 팬들에게도 그 혹사가 받아들여지던 시대고, 지금은 아닐 뿐입니다."
'부산의 심장' 이대호는 올시즌 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염원하며 FA 2년 계약을 맺었다. 2001년 데뷔 이래 일본과 미국, 다시 한국야구로 돌아온 '살아있는 전설'.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무대를 단 한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이대호 뿐만 아니라 롯데 팬들, 그리고 선배들에게도 가슴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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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당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부터 뚫고 올라갔다. 이젠 어렵다. 염종석 같은 혹사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종석은 또다른 롯데 영웅의 등장을 기다린다.
"최동원 선배랑 나를 '안경에이스'라고 비교할 때 얼마나 부담스럽던지. 지금 (박)세웅이는 더하겠죠. 하지만 세웅이도 이제 그런 말에 흔들릴 때는 지났습니다. 좀더 빨리 지금 레벨에 올라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제부터라도, 그 말에 걸맞는 투수가 돼줬으면 좋겠습니다. 나라고 커리어 내내 '안경에이스'처럼 던진 건 아니니까. 이제 세웅이도 포스트시즌에서 그런 임팩트 한번 보여줘야죠. 최동원, 염종석, 박정태, 주형광. 팬들이 언제까지 이 선수들만 찾아야됩니까. 이제 이대호, 박세웅으로 바뀔 때가 됐습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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