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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프로야구 선수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팀이 아무리 승승장구 잘 나가도 자신의 출전이, 자신의 성적이 보장되지 않으면 진심으로 웃을 수 없다. 나의 활약으로 팀이 잘 나갈 때야 비로소 선수는 빙긋 웃는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31).
거의 매 시즌 3할 언저리에 머물던 선수. 처음으로 3할 타율(0.304)을 돌파한 지난해 직후 찾아온 타격 슬럼프라 당혹감이 더 크다.
공교롭게 팀은 암흑기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두며 가을야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키움과의 16일 더블헤더 1차전에 이어 17일 경기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 2루타로 3연승을 이끈 직후 가진 인터뷰. 단출한 미디어 앞에 앉은 김상수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시즌 막판이라 몸이 피곤한 건 맞는데 시즌이 얼마 안 남았고, 제게는 또 조금 아쉬운 한 해가 되는 것 같은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가을야구라는 또 다른 계기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하려고 나 자신을 다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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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이 형이 옆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부상을 안고도 팀을 위해 하려는 의지가 강하잖아요. 저도 왼쪽 어깨가 좋지 않은 상태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 빠지지 않고 경기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모두 서로 이야기는 안하지만 느끼는 점이 있죠."
단 7경기를 남긴 시점. 개인 사업자 입장에서만 보면 살짝 맥 빠지는 시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을 때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위대한 반전을 만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달 말 부터 친동생인 가수 우디의 신곡 '니가 좋아했으면 해'로 바꾼 등장곡을 들으며 타석에 서고 있는 그는 매 타석 마다 동생의 진심 어린 응원을 느낀다. 한 타석도 대충 스윙하고 들어올 수 없는 이유다.
더그아웃 공기를 좌우하는 분위기메이커. 그가 없이 삼성의 가을은 전진할 수 없다. 그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시즌을 넘어 가을의 기적을 정조준 하며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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