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감독에 오르자마자 우승을 하더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룬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가진 전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는 과감한 전략으로 외국인 투수 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승리했다. 이젠 그에게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줘도 어색하지 않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빈틈을 주지 않으려 한다. 여유를 부리지 않는다. 두산에서 수석코치로 김태형 감독, 선수들과 함께 했었다. 지난해엔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직접 상대했다. 두산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거기서 배운 것은 틈을 주면 안된다는 것. 단기전에선 이길 수 있을 때 확실하게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15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때 6-0으로 앞선 7회초 선발 소형준을 내리고 고영표를 올렸다. 6점차임에도 가장 믿는 에이스인 고영표를 올린 것이다. 이 감독은 경기 전에 "고영표를 중요한 상황에서 올릴 것이다"라고 했었다. 6점차라면 여유가 있을 거라고 보였지만 이 감독은 고영표를 주저없이 올렸다.
이 감독은 지난 10월 30일 SSG 랜더스와의 시즌 최종전서도 고영표를 중간에 투입시키는 결단을 내린 적 있었다. 꼭 이겨야 삼성과의 타이브레이크를 할 수 있었던 상황. 당시 선발 소형준이 5이닝 2실점을 하고 초반에 타선이 터져 8-2로 6점차로 앞서고 있었는데 6회말 고영표를 올렸다. 고영표는 이틀 전인 NC 다이노스전서 선발등판해 109개의 공을 던졌다. 하루 쉬고 중간 계투로 올라왔다. 그리고 8회까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8-3의 리드에서 이 감독은 9회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다. 여유란 없었다. 승리를 위해 최고의 카드만 썼다.
김태형 감독도 이길 때는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만을 내면서 단기전의 제왕이 됐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키움 홍원기 감독, LG 류지현 감독, 삼성 허삼영 감독은 단기전에 처음 나섰고, 경기 운영에서 조금은 허술한 모습을 노출했었다.
이 감독은 달랐다. 한국시리즈 MVP까지 됐던 레전드 선수 출신이다. 큰 경기 경험이 많다. 여기에 지도자로서 큰 경기 경험이 더해졌다. 김태형 감독을 앞에 두고 독한 야구를 펼치면서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