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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신인이던 1992년, 스스로를 불살라 팀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17년의 선수생활, 6년간의 코칭스태프. 그리고 4년을 '야인'으로 보냈다.
대학 입장에선 신입생 모집이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지는 상황. 냉정하게 보면 '염종석'이란 이름값이 아니었다면 이뤄지기 힘들었던 창단이었다. 스스로를 학교 홍보를 위해 내던지겠다는 각오, 야구부를 통해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는 청사진이 통한 결과다.
부산을 대표하는 야구인의 책임감이다. 염 감독은 "부산에 야구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짧게는 7년, 길게는 10~12년씩 해온 야구를 프로 떨어졌다고 18살에 바로 놓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한번의 기회를 더 줄 수 있고, 보다 즐겁게 2년 더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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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팀 중 5위까지 U리그 왕중왕전(올스타전)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다. 창단 첫해 1학년 선수밖에 없는 동의과학대로 4위를 기록, 왕중왕전에 진출했다. 비록 1라운드에서 송원대에 패해 탈락했지만, 염 감독 개인에겐 뜻깊은 순간이었다.
U리그 외에도 전국대학야구선수권, 대통령기 등 2개의 토너먼트 대회가 있다. 6월에 열린 선수권에선 또 송원대를 만나 탈락. 8월의 대통령기에는 1회전에서 만난 경희대를 상대로 연장전 끝에 6대7로 석패했다.
"9회초까지 우리가 6-4로 이기고 있었는데, 9회말에 동점 투런포 맞고 연장에서 결국 졌다. 학교 난리나게 할 수 있었는데. 정말 아까웠다."
친구 정경택 코치, 롯데 후배 박지호 투수코치-황진수 수비코치와 함께 만든 팀이다. 프로팀에 몸담고 있을 땐 몰랐던, 회비를 받는 야구팀의 고충도 절절히 느낀다.
대학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시즌 도중 그만두는 선수들이 많다. 동의과학대도 35명으로 시작한 팀이 겨울이 되니 20명밖에 남지 않았다. 염 감독은 "프로 갈만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대학야구에도 벽을 느끼는 선수들이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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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팀 감독에 방송국 해설, 대학 홍보까지 바쁜 1년을 보냈다. 염 감독은 "학교를 도와야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부산에 야구 안 좋아하는 사람이 없고, 야구 좋아한다 하면 또 내 팬이고. 나도 기분 좋고 학교도 좋고. 내 이름 언제까지 써먹을 수 있으려나"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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