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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아이러니컬한 투수는 놀란 라이언이다.
이에 대해 MLB.com이 27일(한국시각) '1987년 사이영상 투표를 다시 해보니, 수상자는...'이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게재했다. 1987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를 다시 해봤다는 것이다. 그해 사이영상 주인공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마무리 스티브 베드로시안이었다. 베드로시안은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기자단 투표에서 1위표 9개 등 총 57점을 얻어 시카고 컵스 릭 섯클리프를 2점차로 제쳤다. 역대 가장 치열한 사이영상 득표전으로 기억된다.
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식이던 놀란 라이언은 12점으로 뉴욕 메츠 드와이트 구든과 공동 5위였다. 수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해 라이언은 34경기에서 211⅔이닝을 던져 8승16패, 평균자책점 2.76, 270탈삼진을 올렸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이 양 리그 통틀어 1위였으나, 8승에 머무르면서 박한 평가를 받았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 지금은 사이영상 평가 기준이 34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1980년대 평가 기준으로 선발투수는 다승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그 다음이 평균자책점, 그리고 탈삼진이 중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평균자책점, 투구이닝, 탈삼진, 다승으로 중요도 순서가 바뀌었다. 베드로시안은 그해 40세이브, 평균자책점 2.83, 8블론세이브, 89이닝, 11피홈런을 기록했다. 지금 환경에서는 1위표 받기가 어려운 성적이다.
라이언은 1987년 승률이 0.333에 그쳤지만, 이는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때문이었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다른 항목에서는 리그 최정상급 수치를 나타냈다.
MLB.com은 '승패에 대한 무관심이 2021년 재투표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올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로비 레이와 코빈 번스는 각각 13승, 11승 밖에 못올렸다'며 '올해 유일한 20승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가 만일 그 시절이었다면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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