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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살가운 편은 아니다. 엄격한 선배를 자처하고 있다. 그러려면 우선 내가 잘해서 본보기가 돼야한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은 많이 달라졌다. 10년 넘게 함께 해왔던 절친 손아섭(34·NC 다이노스)이 떠났고, 새롭게 보강된 선수는 없다. 오랫동안 의지해온 선배 이대호(40)는 은퇴전 마지막 시즌을 맞이했고,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긴 자신은 한 살 더 나이를 먹었다. 쉽지 않은 1년이 될 거란 예감. 하지만 그는 "롯데의 상징 같았던 선수가 떠났지만, 빈 자리를 메꿔줄 선수가 나올 것"이라며 의연했다.
2018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못내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2017년 18개 이후 4년간 99개의 아치를 그렸지만, 지난해에는 단 7홈런에 그쳤다. 수치상으로도 장타율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전준우는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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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외야로만 뛰었는데, 아마 올해는 1루를 종종 뛰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선수로선 장점 하나가 추가되는 셈 아닐까. 다만 1루가 쉽다는 오해들을 많이 하는데, 1루수들에게 물어보면 할게 정말 많고 어려운 포지션이라고 하더라. 개인적으론 어느 포지션에서 뛰든 아프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상생활하듯 풀시즌을 뛰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다정한 남편다운 고민도 드러냈다. 아내가 요리를 잘하는데, 야구선수다보니 살찌는 걸 의식해 다 먹어줄 수 없다는 것. 그는 "아내의 체계적인 케어가 컨디션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매일매일 메뉴가 달라진다"며 애정표현도 잊지 않았다.
롯데는 이대호의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17년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4년 연속 가을야구 도전에 실패했다. 이대호에겐 올해가 마지막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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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팀내에서 이대호와 김대우(38) 다음가는 고참이 됐다. 전준우는 "31~32세 때만 해도 내가 먼저 나서서 후배들한테 이야기하는 일은 없었다. 베테랑이 많았으니까. 이젠 상황이 다르고, 주장으로서 말을 해줘야하는 입장이기도 하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잘하고 있으면 내버려둔다. 안일하고 좀 나태한 플레이가 나왔을 때 쓴소리를 한다. 그런 얘길 하려면 우선 내가 야구를 잘해야한다. 내가 야구를 못하면 얘기할 상황도 못되고, 얘기해도 안 통한다. 소용없다. 선배로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대호 형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데, 나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은퇴할 때까지 잘하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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