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허구연 해설위원(71)이 야구인 출신 첫 KBO 수장에 오른다.
허구연 위원을 추천한 이날 이사회는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속전속결이었다.
KBO 측은 "지난 이사회 때 이미 한차례 검증을 마쳤고, 대세가 (허 위원 쪽으로) 기운 만큼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각 구단 대표이사들이 각 그룹 내부 조율을 거쳐 이사회에 나온 만큼 구단주 총회는 무난히 통과할 전망. 바야흐로 야구인 출신 첫 총재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허구연 위원은 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총재 후보로 복수 구단의 추천을 받았다.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이사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KBO 정관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사회 해산 이후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일부 구단이 내부 논의 끝에 입장을 바꿔 허 위원 추천에 속속 동참했다.
프로야구가 봉착한 위기가 현장 전문가 허구연 위원 등판을 불렀다. 당초 야구계는 구단주 급 새 총재를 물색했다. 하지만 상황이 썩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방역 수칙 위반으로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를 경험했다. 설상가상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년째 누적된 코로나19 여파로 각 구단 마케팅 수입은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안팎으로 여러가지 악재가 겹친 한해였다. 민심도 흉흉해졌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거물급 인사가 KBO 수장을 선뜻 맡기는 부담스러웠다. 정지택 전임 총재가 남긴 2년 임기를 때운다는 모양새까지 겹쳤다. 인물난 속에 자칫 새 총재 선출이 장기화 할 수도 있던 상황.
|
위기와 과도기를 타파할 구원투수로 허구연 위원 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미디어와 현장, KBO 행정까지 두루 소통이 가능한 인사. 무엇보다 허구연 위원의 가장 큰 장점은 야구에 대한 무한 애정과 발로 뛰는 부지런함이다. '허프라'라고 불릴 정도로 허 위원은 야구 인프라 구축에 온 마음을 다했다. 고척 대구 창원 등 새 구장 건립에 큰 역할을 했다. 야구장에 기부도 하고 용품 후원에도 적극적이다. 야구 발전에 대한 열정 만큼은 반대 세력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진심이다.
의욕도 충만하다. 위기의 한국 프로야구는 허구연 위원에게 새 총재로서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초의 야구인 총재'라는 사명감도 가뜩이나 부지런한 그를 더 많이 뛰게 할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허구연 위원의 새 총재 추전은 그런 면에서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KBO 이사회가 모처럼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내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