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다.
묵직한 구위도 주목할 만했다. 이날 NC 타자들은 양현종의 공을 상대로 이렇다 할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시범경기 초반에 스트라이크 존 확대로 타자들이 예년보다 감을 잡는데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투수도 마운드에서 실험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볼 때 서로 같은 조건. 배트에 맞은 타구 대부분이 밀리거나 내야를 벗어나지 못한 점은 투수의 공이 좀 더 묵직했다고 볼 만한 장면이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익숙치 않았던 공인구 피칭 경험이 오히려 KBO리그에선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올 시즌을 맞이하는 양현종의 자신감은 상당하다. 매년 100이닝 후반대 투구를 펼쳤던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80⅓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미국 진출 직전이었던 2020시즌(172⅓)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 적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비축한 체력, 일찌감치 비시즌을 준비하며 올 시즌에 대비했다. 매년 2월 말에 시작했던 투구도 중반으로 앞당길 정도로 페이스가 좋은 편이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종국 감독은 "역시 팀의 에이스답게 본인의 역할을 잘 해줬다. 구속도 그렇고 제구도 그렇고 모든 부분에서 잘 이루어진 경기였다"며 "오히려 페이스가 빠른 느낌마저 들 정도인데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이니 정규시즌에 맞춰 페이스를 잘 조절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현종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 했다. 비율 면에서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여러 구질을 실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몸 상태가 100%가 되진 않았다고 본다. 결과가 좋았기에 주변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볼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다 올라온 단계는 아니라 본다"며 "앞으로 이닝 수-투구 수를 늘리며 내 스스로 몸이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겠다. 그때 나오는 공, 컨디션을 기대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