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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다."
해설위원 시절부터 야구 발전과 관련한 일이라면 늘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허 총재. 취임사에서도 현재 위기 상황을 냉철하게 꼬집었다. 허 총재는 "올해 우리 야구가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책임감이 막중하다. 팬들을 실망시킨 사건, 사고에 국제대회 부진 등 악재가 많았다. 지금은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힘든 상황에 등판했지만, KBO와 한국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허 총재는 이어 "2017년 840만명의 관중 이후 계속 하강 곡선이다. 올해는 좋은 조짐이 많다. 양현종(KIA) 김광현(SSG)도 돌아왔고, 좋은 신인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도 많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10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 10개 구단이 100만명 씩 관중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 '팬 퍼스트'로 팬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 총재는 취임식에 앞서 음주운전-성범죄-승부조작-약물 등 4불(不)에 대해 관용 없는 철퇴를 내리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허 총재는 "상벌위원회가 열릴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한 선수는 정해진 규정대로 처벌을 받으면 된다"고 말하며 "솜방망이 처벌 이런 얘기가 안나오게 하겠다. 사회적 메시지가 중요하다. 상벌위원회 조항들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더라도, 더 강한 처벌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총재는 대전시장 선거를 앞두고 야구장 신축 문제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개막 후 직접 대전에 가서 경기를 볼 예정이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입장을 밝히겠다. 선거에 나설 후보가 바뀌었다고 야구장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건, 정치에 스포츠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지자체가 구단에 갑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중함을 모르면 (구단이) 떠나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들이 느낀다. KT 농구단이 떠나니 부산시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나. 강력한 스탠스를 취하지 않으니, 지자체장들이 프로 스포츠를 쉽게 보는 것이다. 문제가 이어진다면 총재 권한을 사용해서라도 한화가 대전을 떠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허 총재는 "한국 야구 '마스터 플랜'을 만들 예정이다. 학생들이 야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꾸준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인프라를 갖춰놓고 학습권 보장도 외쳐야 한다. 연습을 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야구 과외를 받는 시대다. 돈 없는 학생들은 야구를 하기 힘든 구조로 가고 있다"며 "커미셔너는 리그 가치를 높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KBO는 예산권 확보가 안된다. 미래에 대한 투자가 안된다는 뜻이다. 투자가 없으니 인기와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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