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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095' 에이징커브 못 넘는 39세 베테랑? 사령탑 신뢰는 여전하다[SC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4-09 22:31 | 최종수정 2022-04-10 07:10


◇KIA 최형우.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베테랑 거포 최형우(39)의 출발이 썩 좋지 않다.

개막전 포함 7경기 성적은 단 2안타,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다. 잘 맞은 타구는 담장 앞에서 잡히기 일쑤고, 찬스 상황에선 예전의 해결사 본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형우의 활약 가능성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지난해 부진의 원인이었던 부상을 떨치고 돌입하는 시즌이라는 점에서 '타이거즈 4번 타자'의 면모를 되살릴 것으로 기대됐다. KIA 김종국 감독도 "아직 최형우는 최형우"라며 큰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이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는 에이징커브가 지난해 부상을 계기로 가속화된 만큼, 올해도 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김 감독은 시즌 전 나성범(33)-최형우로 이어지는 좌타 거포 라인 구상을 드러냈고, 꾸준히 실험해왔다. 개막 후에도 이들 뒤에 황대인(26)을 세우는 중심 타선을 구성해왔다. 하지만 최형우의 시즌 초반 부진이 길어진다면 이런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여전히 김 감독은 최형우의 무게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최형우는 여전히 찬스 때 한 번씩 해줄 수 있는 선수"라며 "장타력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눈야구도 할 수 있는 선수다. 찬스 상황에서 한 번씩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형우는 7경기를 치르면서 4차례 삼진을 당했으나, 7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방망이로 결과를 만들어 내진 못하고 있지만, 선구안까지 사라지진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으로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초반 판도를 보면 의미를 가질 만한 기록이다. 김 감독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형우는 4월 이후 매번 반등했다. 시력 문제로 이탈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월 한 달간 타율이 2할대 초중반에 머물렀지만, 5월에는 3할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시즌 초반 좋은 선구안을 지키면서 타격 페이스를 끌어 올린다면 곧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

여전히 KIA 타선에서 최형우라는 이름 석 자가 갖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초반 부진에도 사령탑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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