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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는 계기 [광주 현장]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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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5 14:42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4회초 무사 1루 레이예스의 유격수 병살타 때 박찬호가 1루 송구 동작에서 박찬형과 충돌하고 있다.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박찬호와 박찬형의 충돌에 양 팀 팬들은 온라인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였지만, 정작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주말 3연전 첫 경기.

4회초, 박찬형이 네일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했다. 이어 레이예스의 유격수 병살타 상황에서 2루로 슬라이딩하던 박찬형과 유격수 박찬호 간 충돌이 일어났다.

공을 잡고 베이스를 밟는 순간, 박찬호는 베이스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다. 박찬형은 그를 피하려 왼쪽으로 슬라이딩을 시도했지만, 스텝이 꼬인 박찬호가 왼쪽으로 이동하며 송구하는 과정에서 두 선수 간 충돌이 발생했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베이스를 밟은 박찬호의 중심이 몸 앞으로 쏠리고 있다. 박찬호가 베이스 왼쪽으로 움직인 이유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베이스 왼쪽으로 슬라이딩을 시작한 박찬형과 박찬호가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피하는 모습.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노련한 박찬호가 중심을 잃지 않고 1루 송구를 마무리했다.
박찬형은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 몸을 보호했고, 박찬호는 가까스로 중심을 잡은 뒤 1루로 송구해 레이예스를 아웃시켰다. 하지만 착지 과정에서 박찬호의 무릎에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보였다.

박찬호는 주저앉아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고, 트레이너가 급히 달려나와 상태를 점검했다. 잠시 후 그는 일어나 경기를 계속 이어갔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부상 병동 KIA에서 박찬호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경기장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공동 2위 롯데와 4위 KIA의 맞대결답게 양 팀 팬들은 온라인에서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하지만 두 선수의 플레이에는 문제가 없었다. 단순히 동선이 겹치며 발생한 우발적인 충돌이었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박찬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박찬호의 상태를 묻자, 박찬호는 "괜찮다"며 손을 내밀고 있다.


8회, 안타로 출루한 박찬형은 이어진 레이예스의 안타에 2루까지 진루했고, 다시 만난 박찬호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박찬형에게는 TV로만 보던 스타들과 직접 뛰는 모든 순간이 특별하다. 박찬호도 낯가리지 않고 신인 박찬형을 따뜻한 미소로 대했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다시 만난 박찬호-찬형이 정겹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처음 만난 박찬형을 살가운 미소로 대하는 박찬호
박찬형은 올해 5월 15일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신인이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그는 곧바로 군에 입대해 현역 복무를 마쳤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독립야구단에서 경험을 쌓은 뒤, 야구 예능 '불꽃야구' 트라이아웃에 합격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롯데 입단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프로의 꿈을 이뤘다. 박찬형은 퓨처스리그 13경기에서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며 김용희 퓨처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6월 18일 1군에 콜업돼 대주자로 데뷔했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경기. 2회말 롯데 박찬형이 KT 고영표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타구를 바라보는 박찬형.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박찬형.
1군 11경기에 출전한 그는 22타수 10안타(1홈런), 타율 0.455의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날 KIA전에서도 네일을 상대로 안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한편, 올 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 박찬호는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임시 주장 역할까지 맡아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열흘간 결장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하며 KIA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박찬호-박찬형 충돌에 양 팀 팬들 대격돌...반면, 두 선수에게는 친해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키움전. 11회초 1사 만루 박찬호가 희생플라이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흠잡을 데 없는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상승세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366, 시즌 타율도 0.283까지 끌어올렸다.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KIA가 7대5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LG와 함께 공동 2위인 롯데와 4위 KIA의 승차는 반 게임에 불과하다.

5일 2차전에서는 롯데 박세웅과 KIA 김도현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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