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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182일만의 사직 복귀→3이닝 4실점 난타. 38세 노장, 복수는 다음 기회에 [부산리포트]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28 20:00 | 최종수정 2022-04-28 21:15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SSG 노경은이 투구 전 모자를 벗고 롯데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28/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82일만에 돌아온 사직구장. 산전수전 다겪은 38세 노장에게도 적으로 만난 부산팬들의 응원 열기는 부담이었던 걸까.

방출의 칼날을 맞고 쓸쓸히 부산을 떠났던 노경은. 38세의 노장은 SSG 랜더스 유니폼 차림으로 부산에 돌아왔다.

노경은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등판, 3이닝만에 6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진 뒤 교체됐다. 올시즌 5경기 만에 첫 5회 이전 강판이다. 직구와 투심은 최고 147㎞까지 나왔지만, '팀타율 1위' 롯데 타자들의 노림수가 돋보였다.

롯데 에이스 찰리 반즈와의 맞대결. 전날 연장 12회 끝에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양팀 모두 필승조 불펜을 대부분 소모한 만큼, 양팀 선발투수들의 책임감이 막중한 경기였다.

노경은으로선 각오가 남다를만 했다. 지난해 10월 28일, 5년간 몸담았던 롯데에서 방출됐기 때문. 당시 노경은은 "몸상태가 아주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SSG 입단에 성공했다. 롯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원형 감독의 평가도 좋았다.

스스로의 자신감을 증명하듯, 경기 전까지 노경은의 성적은 4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1.29였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 6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이후 3경기 연속 5이닝 1실점 쾌투. 기복없는 안정감을 뽐냈다. '롯데는 이런 선발을 왜 방출했나'라는 원망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SSG 노경은이 사인을 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28/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노경은도 우리를 잘 알지만, 우리도 노경은을 잘 안다.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어제 '5이닝 90구만 던지고 오겠다'고 하더라. 5이닝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며 웃었다.

노경은은 롯데 홈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인사하며 사직 복귀전의 막을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롯데 타선의 완승. 이번 시리즈 1~2차전에서 각각 1점에 그쳤던 한을 풀기라도 하듯, 롯데 타선은 노경은을 난타하며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노경은은 1회는 3자 범퇴로 마쳤다. 2회 1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곧바로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3회 선두타자 지시완의 볼넷이 시작이었다. 조세진 이학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SSG 코치진이 마운드를 방문한 뒤에도 롯데의 연타는 이어졌다. 번트를 실패한 정 훈은 전화위복의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피터스와 한동희까지 5연속 안타가 터지며 순식간에 4-0.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2사 2,3루 롯데 지시완의 강습 타구를 SSG 노경은이 처리한 뒤 손바닥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28/
뒤이은 이대호의 3루 강습 땅볼이 아쉽게 최 정의 호수비에 막혔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고승민이 삼진, 지시완이 투수 직선타로 잇따라 물러나며 롯데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지시완의 타구는 방망이에 제대로 걸린 강한 타구였다, 노경은은 자신의 얼굴 쪽으로 날아오는 타구를 엉겁결에 글러브로 낚아채는데까진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타구가 스친 오른손을 움켜쥐며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이태양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회까지 투구수는 70개였다.

SSG 구단 측은 "노경은은 오른손 손가락 통증으로 교체했다. 아이싱 조치 후 삼성 병원에서 진료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등판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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