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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눈걸까.
로니는 이날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다. 4-0으로 앞선 1회초 1사후 양찬열에 안타,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에 볼넷을 내주고 김재환과 양석환에게 연속 적시타, 박세혁에 희생플라이로 3실점했다. 2회 연속 볼넷으로 출발해 세 타자를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으나, 5-3이 된 3회말엔 선두 타자 김재환에 우월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마지막 타자였던 4회말 1사후 김재호를 볼넷 출루 시킨 뒤 투구수는 81개였다.
KIA에겐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불안할 만했다. 로니가 4회까지 18타자를 상대하면서 두산 타순이 세 바퀴째에 접어드는 상황. 로니가 앞서 타순 두 바퀴를 도는 동안 보여준 투구로는 리드를 지키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선제적으로 불펜을 가동하면서 리드를 지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교체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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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벤치에서 이뤄진 대화는 로니와 서 코치 본인만 알 수 있는 내용. 이날 TV중계에 나선 이순철 해설위원은 "로니의 투구 내용이 불안한데다 좌타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KIA 벤치는 좌투수를 내보내 흐름을 끊겠다는 의도로 교체에 나섰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로니는 리드 상황에서 이뤄진 교체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눈치"라며 "시즌 전까지만 해도 로니의 투구 내용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러나 로니의 오늘 투구 내용은 코치진에 어필할 정도가 아니었다. 로니는 선발 투수를 하기 위해선 본인의 장점인 빠른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피치 디자인을 가져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니에게 마운드를 물려 받은 김정빈은 1사 1루에서 안권수를 삼진 처리했다. 포수 박동원이 도루를 시도한 1루 주자 김재호까지 아웃시키면서 이닝을 삭제했다. 결과적으로 리드가 지켜지면서 KIA 벤치의 판단은 적중했다. 과연 로니는 이날 투구를 어떻게 복기할까.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