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생각보다 술술 잘 나오네요" 19세 '영웅'이 돌아본 1군 첫 경기, 첫 홈런, 첫 인터뷰 [창원핫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9-14 14:58 | 최종수정 2022-09-14 15:05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삼성 김영웅. 김영록 기자

[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생애 첫 방송 인터뷰에도 '히어로'는 주눅들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신인 김영웅(19)은 13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시즌초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친구 이재현과 달리 잦은 부상을 겪은 끝에 시즌 말미에야 뒤늦게 콜업됐다. 경기전 만난 김영웅은 "(이)재현이를 응원하면서도 '나도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 솔직히 있었습니다"고 당돌하게 털어놓았다.

김영웅은 데뷔 첫 타석에서 NC 선발 송명기를 상대로 벼락같은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KBO 원년팀 삼성의 40년 구단 역사상 첫 '순수 신인 1군 데뷔 첫 타석 홈런'의 이정표에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삼성은 김영웅-오재일의 홈런,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3대1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다시 김영웅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웅은 '방송 인터뷰는 해봤나'라는 질문에 "살면서 처음 해봤습니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좀 떨리긴 했는데, 생각보다 말이 잘 나와서 놀랐어요"라고 덧붙였다.

"첫 경기니까, 매 타석 다 삼진 먹더라도 풀스윙 돌리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초구부터 크게 한번 돌렸고, 긴장이 풀리면서 투수가 어느 코스를 던질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볼카운트 3-2였는데, 다행히 제 생각과 딱 맞는 공이 와서 홈런을 칠 수 있었습니다."

삼성 더그아웃은 '무관심 세리머니'에 임했다. 하지만 김영웅은 과감하게 선배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고, 비로소 기분좋은 축하가 쏟아졌다. 가장 기뻐한 사람은 이재현과 조민성 등 동갑내기 친구들이었다.

홈런을 친 뒤로도 기운찬 풀스윙이 이어졌다. 나머지 2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수비에서는 1회말 유격수 옆쪽 빠져나가는 타구를 잡지 못한 뒤 분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잡을 수 있는 타구였는데, 땅이 젖어있어서 시원하게 몸을 뻗질 못했어요"라며 "1~2회는 정말 긴장했는데, 홈런 치고 나니까 비로소 몸이 가벼워졌어요라"고 회상했다.

"홈런을 치긴 했지만, 오늘의 기쁨일 뿐입니다. 구단 역사상 첫 기록이라고 하더라고요. 기념구 챙겼는데…오늘은 이렇게 만족하고, 내일은 다 잊고 새롭게 경기에 임하겠습니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