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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생애 첫 방송 인터뷰에도 '히어로'는 주눅들지 않았다.
김영웅은 데뷔 첫 타석에서 NC 선발 송명기를 상대로 벼락같은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KBO 원년팀 삼성의 40년 구단 역사상 첫 '순수 신인 1군 데뷔 첫 타석 홈런'의 이정표에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삼성은 김영웅-오재일의 홈런,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3대1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다시 김영웅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웅은 '방송 인터뷰는 해봤나'라는 질문에 "살면서 처음 해봤습니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좀 떨리긴 했는데, 생각보다 말이 잘 나와서 놀랐어요"라고 덧붙였다.
삼성 더그아웃은 '무관심 세리머니'에 임했다. 하지만 김영웅은 과감하게 선배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고, 비로소 기분좋은 축하가 쏟아졌다. 가장 기뻐한 사람은 이재현과 조민성 등 동갑내기 친구들이었다.
홈런을 친 뒤로도 기운찬 풀스윙이 이어졌다. 나머지 2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수비에서는 1회말 유격수 옆쪽 빠져나가는 타구를 잡지 못한 뒤 분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잡을 수 있는 타구였는데, 땅이 젖어있어서 시원하게 몸을 뻗질 못했어요"라며 "1~2회는 정말 긴장했는데, 홈런 치고 나니까 비로소 몸이 가벼워졌어요라"고 회상했다.
"홈런을 치긴 했지만, 오늘의 기쁨일 뿐입니다. 구단 역사상 첫 기록이라고 하더라고요. 기념구 챙겼는데…오늘은 이렇게 만족하고, 내일은 다 잊고 새롭게 경기에 임하겠습니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