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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3일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둔 롯데 자이언츠. 마지막 주인공은 안치홍이었다. 안치홍은 대역전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끝내기 2타점 적시타로 팀의 9대8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그 순간에도, 홈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그 순간에도, 취재진과 수훈 선수 선정 소감을 밝히는 순간까지도 안치홍의 얼굴은 어두웠다. 웃음기 대신 미안함이 서려있었다.
안치홍은 끝내기 안타를 치고도 환하게 웃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내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나 때문에 어렵게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너무 힘들었다"면서 속내를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안치홍은 후반기 들어 유독 안풀리고 있다. 팀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치를 잘 알고 있지만, 결과가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는다. 안치홍의 전반기 성적은 타율 3할9리-10홈런-38타점이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타율 2할2푼7리-3홈런-19타점에 그치고 있다. 잘 맞은 타구도 잡히고, 어떻게든 부진을 탈출하려다 보니 힘이 들어가는 측면도 없지 않다. 공격의 힘이 절실한 롯데 입장에서는 안치홍의 저조한 성적이 더욱 뼈아프다.
비록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안치홍이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마음의 짐을 털고,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것. 팀과 안치홍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방법이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