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기본, 롯데는 왜 자꾸 망각하나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9-24 12:39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22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수들이 팀의 7대1 승리를 확정짓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9.22/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기본에서 승부가 갈린다, 그 결과로 한 시즌 결과가 바뀐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0대1로 분패했다. 롯데에는 너무나 중요한 경기였다. 4연승 도전 경기였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날 KIA 타이거즈가 NC 다이노스에 패해 만약 승리했다면 5위 KIA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일 수 있었다. 137경기로 키움 히어로즈(138경기) 다음 경기를 많이 치른 롯데 입장에서는 5강 경쟁을 위해 1승, 1승이 매우 간절했다.

질 수도 있다. 그런데 너무나 아쉬웠다. 8회 장면을 보자. 0-1로 끌려가던 롯데는 8회초 신용수와 렉스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천금의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이대호. 롯데 벤치는 1루에 대주자 장두성을 투입하며 동점을 넘어 역전까지 노렸다.

10개 구단중 불펜이 가장 강한 LG라지만 롯데의 최근 기세가 무서워 충분히 동점,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순간 그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대호가 이정용의 4구째 공을 받아쳤는데 타구가 3루수 문보경쪽으로 낮고 빠르게 날아갔다. 직선타. 그런데 1루주자 장두성이 2루쪽으로 한참 뛰어가다 타구를 확인했다. 허망한 더블아웃의 순간이었다.

이대호가 적시타를 못친 걸 탓할 수는 없다. 최선의 타격을 했고, 그 타구가 운 없게 3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문제는 1루주자의 플레이였다. 잘맞은 타구라고 해서, 스킵 동작도 없이 곧바로 2루 진루를 판단하는 건 너무 섣불렀다. 직선타 가능성을 두고, 멈추는 게 정석이었다. 어차피 땅볼이어도, 그 타구 속도라면 2루 아웃은 피하지 못했다. 주루 플레이의 기본 중 기본이었지만, 장두성이 이를 간과했다. 롯데에 더 충격적인 건, 오직 주루 플레이 하나만을 보고 투입한 대주자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롯데는 올시즌 래리 서튼 감독의 공격적 선수 기용으로 팀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 이대호, 전준우, 안치홍 등에 황성빈, 신용수, 고승민, 김민수 등이 고르게 기회를 얻고 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이 선수들이 공-수 모두에서 기본을 놓치는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가장 최근에는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우익수 신용수가 어이없는 수비 실수를 한 것이다. 신용수는 펜스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타구는 그라운드 안에 떨어졌다. SSG 주자들도 속일 정도로 완벽한(?) 펜스 플레이였다. 여기서 2실점하며 승부처 승기를 상대에 내줬고, 결국 1대3으로 패했다. 전날 경기 대역전승 상승 기운을 완벽히 망친 실수였다.

이렇게 1패, 1패가 모여 결국 한 시즌 농사를 망치는 것이다. LG전 장두성의 플레이만 놓고 지적하면 잔인할 수 있지만, 모든 정황상 너무나 치명적인 플레이였다는 건 롯데에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돌아올 것이다. 자신들의 실수로 경기를 망치고, 괜히 상대팀에 확실한 증거 없이 사인을 훔치는 게 아니냐는 시비를 거는 건 더욱 보기 불편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