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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타점, 타율 모두 뺏긴 美대표팀 1루수, MVP가 위태롭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9-26 19:10 | 최종수정 2022-09-26 19:1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폴 골드슈미트가 9월 들어 페이스가 처지면서 MVP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톱클래스 타자라도 평생 한 번 할까말까 한 기록이 트리플크라운이다.

타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1920년 이후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메이저리그 타자는 10명 뿐이다. 1920년대 로저스 혼스비와 1940년대 테드 윌리엄스가 각각 2차례 작성해 회수로 봐도 총 12번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2년 아메리칸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겔 카브레라다. 내셔널리그는 193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조 메드윅이 마지막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런데 올해 양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둘이 후반기 이후 이 영예로운 3관왕에 도전장을 던졌다. 뉴욕 양키스 외야수 애런 저지와 세인트루이스 1루수 폴 골드슈미트다. 그러나 시즌 종료를 열흘 앞둔 26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저지는 달성 가능성이 높지만, 골드슈미트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골드슈미트는 타율 0.317, 35홈런, 112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율은 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0.328), 뉴욕 메츠 제프 맥닐(0.317)에 이어 3위다. 맥닐과의 차이는 불과 7모. 하지만 프리먼과는 1푼1리로 벌어져 남은 시즌 역전이 쉽지 않다. 최근 컨디션 자체가 프리먼이 골드슈미트를 압도한다.

9월 들어 프리먼은 타율 0.347(75타수 26안타), 골드슈미트는 0.224(76타수 17안타)로 차이가 크다. 게다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타율이 상승하거나 떨어지는 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골드슈미트가 아무리 멀티히트를 몰아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홈런은 어떨까. 내셔널리그 홈런 1위는 42개를 친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다. 슈와버는 이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2홈런을 몰아치며 골드슈미트와의 격차를 7개로 벌렸다. 메츠 피트 알론소가 39개로 3개차 2위다. 골드슈미트는 다저스 무키 베츠와 공동 5위. 골드슈미트는 9월 들어 2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타점 부문은 더 심각하다. 알론소가 최근 2경기에서 7개를 몰아치며 128타점으로 2위 골드슈미트를 16개차로 따돌렸다. 골드슈미트에 대해 트리플크라운을 말하는 사람은 이제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내셔널리그 MVP 경쟁에서도 밀려나는 것일까. 위기인 것은 맞다. 골드슈미트는 OPS 0.988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그것 가지고는 부족하다. WAR을 보면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으로 7.6으로 2위, 팬그래프스 기준은 7.0으로 3위다. 팀 동료인 3루수 놀란 아레나도가 bWAR(7.7), fWAR(7.1) 모두 1위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현재 89승65패로 중부지구 선두인데, 2위 밀워키 브루어스에 6.5게임차로 앞서 있다. 지구 우승이 확정적이다. 시즌 내내 공수에서 맹활약한 아레나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레나도는 이날 현재 타율 0.295, 30홈런, 100타점, 71득점, OPS 0.898을 기록 중이다. 작년까지 9년 연속 3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답게 수비 공헌도 역시 특급이다.

골드슈미트와 아레나도는 최근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를 공식 확정했다. 미국 대표팀 내야에서 골드슈미트와 아레나도가 다시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그 전에 MVP 트로피는 누구 품에 안길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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