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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명승부로 끝난 정규시즌, 마지막 점을 찍은 건 작두 탄 이순철 해설위원.
주장 오지환의 기습번트,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우영-고우석 필승조 투입,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프로로서의 자세를 LG가 제대로 보여줬다. 이날 홈 최종전을 보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잠실구장을 찾았던 팬들은, 아마 이날 경기의 감동과 짜릿함에 몇 번이고 다시 경기장을 찾게 되지 않을까.
5-5 1사 1, 2루. 오지환 타석에서 KT 외야진은 안타가 나올 것에 대비해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었다. 그런데 풀카운트가 됐다. 이 위원은 "풀카운트면 주자들이 무조건 스타트를 끊는다. 전진 수비 의미가 없어진다. KT 우익수 송민섭이 원래 수비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울 타구가 한 차례 나오는 동안 몇 번이고 이를 얘기했고, 중계 카메라도 송민섭을 잡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지환이 타구가 정말 송민섭 쪽으로 날아갔다. 잘맞은 타구였지만, 만약 정상 수비 위치라면 충분히 캐치를 시도할 수 있는 타구로 보였다. 송민섭은 수비력이 좋은 선수. 산전수전 다 겪은 이 위원은 당겨치는 성향이 강한 오지환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 송민섭의 수비 위치가 영 불안해보였나 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간발의 차이로 안타가 됐다. 이 타구를 잡았다면, 승부를 더 끌고갈 수 있었다. 그 수비 위치 조정 하나에 KT의 순위는 3위에서 4위가 됐다.
이 위원은 경기 시작 1회에도 황재균이 8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에 1개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캐스터 멘트에, 임찬규의 구위와 황재균의 스윙 궤적을 봤을 때 홈런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는데 기가 막히게 홈런이 나와 이날의 활약을 예고(?) 하기도 했었다.
어찌됐든, 정규시즌 종료가 아쉬웠을 팬들을 위해 LG와 KT 선수들이 명승부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이제 남은 건 가을야구.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런 멋진 승부와 멋진 해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