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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희한한 일이다.
공통점이 있다. 떨어지는 공의 줄임말 '떨공'을 집중 공략해 조기강판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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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고영표는 2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5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정규시즌을 포함해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한 채 3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키움의 집요한 떨어지는 체인지업 공략에 있었다.
1회 2사 후 이정후 김혜성이 고영표 체인지업을 공략해 연속안타로 출루한 뒤 푸이그가 115㎞ 체인지업을 당겨 좌월 선제 3점 홈런을 날렸다. 3회에도 선두 이용규가 체인지업을 안타로 만들며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이 이닝에 고영표는 조기강판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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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뷔 처럼 플럿코가 초반에 무너졌다. 키움 타자들이 고영표에 이어 또 한번 '떨공'에 대한 노림수를 가지고 나왔다.
1회 1사 1루에서 이정후가 초구 패스트볼을 흘려보낸 뒤 121㎞ 당겨 커브를 우전 안타를 날렸다. 1사 1,3루. 포일이 나오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2회 선두 김태진이 몸쪽 거의 땅으로 낮게 떨어지는 126㎞ 변화구를 기술적으로 당겨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1사 2루에서 송성문이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터를 밀어 적시타를 날렸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이용규가 132㎞ 몸쪽 떨어지는 초구 체인지업을 당겨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정후가 121㎞ 커브를 당겨 우익수 키를 넘는 적시타를 날렸다. 김혜성의 안타가 포수 송구실책으로 이어지면서 추가 실점하자 플럿코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1⅔이닝 8안타 1탈삼진 6실점(4자책).
갑작스런 통증 탓에 등판 직후 물러났던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9월25일 SSG전을 제외하고 단 한차례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적이 없었던 15승 특급투수의 붕괴. 키움의 전략적 노림수가 있었다.
사실 전날 1차전 LG 선발 켈리도 당할 뻔 했다.
키움 타자들은 1회 부터 켈리의 낮은 커브에 배트를 내지 않았다. 오로지 패스트볼과 높은 곳에서 형성되는 커브에만 배트를 내밀었다. 키움이 실책을 남발하면서 자멸하지 않았다면 향방을 알 수 없었던 경기였다.
상대 투수의 강점에 덫을 만들어 구체적으로 설정한 전력분석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타자들. 정규시즌 타율 9위, 홈런 9위 키움 타선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이유다.
남은 시리즈. LG 전력분석팀의 역발상 대응 과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치열한 두뇌 싸움이 가을야구의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