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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심찬 출발에 비해 초라한 퇴장이었다. 염경엽 감독에게 오명을 남긴 건강 문제. 이번에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차기 감독으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첫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듯 했다. 그런데, 2019시즌 막판 두산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그것도 마지막 경기에서 같은 승률을 기록하고도 상대 전적에 밀려 2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고개 숙이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조차 못했다.
SK를 우승팀으로 만들지 못한 것, 그것도 충격적인 역전 우승을 허용한 것 역시 뼈아팠지만 무엇보다 다른 것도 아닌 건강상의 문제로 자리를 떠났다는 것은 야구인 염경엽에게는 치욕과도 같은 일이다. 책임감과 명예로 맡는 감독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결같이 마른 체형인 염경엽 감독은 스트레스를 잘 받는 스타일이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다. 학구파로 알려진만큼 워낙 꼼꼼하고 세밀하게 모든 것을 준비하고,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에는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고 한다. 평소에도 과식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생활을 할만큼 음식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식사도 매우 간단하게 하는 것을 선호한다. 술은 하지 않는다.
20~30대 젊은 나이때는 괜찮지만, 문제는 이제 염경엽 감독도 50대 중반의 나이라는 사실이다. 과거 넥센의 감독을 할 때만 해도 40대 젊은 감독이지만, 이제는 리그에서 베테랑 고참급에 속한다.
SK에서의 마지막이 불명예였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계속해서 건강 이슈와 관련한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더군다나 그가 맡게 될 LG는 가장 열혈 팬이 많고, 우승에 대한 갈증이 심해 그로 인해 사령탑이 받는 스트레스도 매우 높은 팀이다. 과거 감독들도 그랬다. 또 지금 LG는 전력이 갖춰진 팀이기 때문에 우승을 해야만 기존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새 감독을 선임한 당위성이 생긴다.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두번의 반복은 안된다. 아마 누구보다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은 당사자일 것이다. 일단 건강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는 것이 먼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