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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 4번 타자 노시환은 2018년, 고교야구 최고 내야수였다. 그해 9월 열린 2019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가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KT 위즈 이대은,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에 이어 전체 3순위로 호명됐다.
'미래의 중심타자'가 현실의 주축타자로 성장해, 2020년 12홈런-43타점. 2021년 18홈런-84타점을 올렸다.
기대가 컸던 프로 4년차, 시즌 초중반까지 4번 타자로 중심을 잡아줬다. 6월 9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56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3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찬스에서 좋았다.
좋은 흐름이 부상으로 끊겼다. 6월 초 전력에서 이탈해, 7월 말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했다. 후반기 59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9리, 3홈런, 28타점. 시즌 타율 2할8푼1리(434타수 122안타), 6홈런, 59타점으로 끝났다.
지난해보다 12홈런, 25타점이 줄었다. 한화 타선이 워낙 빈타에 허덕이다보니 노시환의 존재감이 더 아쉬웠다.
"시즌 중에 타격폼을 수정했다. 홈런이 잘 안 나와 고민이 컸다. 급하게 바꾸는 과정에서 갖고 있던 것까지 잃어버렸다. 안타가 안 나오는 최악의 상황까지 갔다. 삼진을 당하는 게 두려워 자연스럽게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게 됐다. 그러다보니 타이밍이 늦어졌다."
그런데 나이답지 않게 의젓하다. 그는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부진과 실패 또한 더 큰 성장을 위한 소중한 경험이다. 그는 "돌아보면 부진이 좋았던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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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가 치려고 한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었다. 스트레스가 심했다. 시즌 중에 경남고 대선배 이대호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선배님이 '홈런은 열심히 하다보면 경험이 쌓여 나온다. 무엇을 바꾼다는 생각을 하지말고 그냥 하던대로 하면 나중에 많이 나온다'고 조언해 주셨다."
비시즌 기간에 고향 부산에서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선배 이대호가 종종 훈련장에 들러 연습을 도와주기로 했단다.
타선이 약한 한화는 특히 장타가 부족하다. 올해 28세 중고신인 김인환이 16개를 때려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채은성이 가세한다. 중심타선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채은성 선배님이 LG 트윈스에 있을 때 잘 친다는 생각을 했다. 옆에서 보고 배울 게 정말 많을 것 같다. 상위권 팀에 계셨기 때문에 좋은 부분을 많이 물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내년 시즌에 노시환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지키면서. 장타를 염두에 둔 타격을 할 생각이다. 타율이 조금 낮아지는 걸 감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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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선수명단(50명)에 올랐다. 현 시점에선 큰 변수가 없는한 대표 선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인정을 받아 기분이 좋지만, 더 잘해서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도록 잘 하겠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