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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의 기억' 인센티브 3억원 다 채워도 명백한 삭감..커리어 두번째 수모, 반등 자극제될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1-28 19:59 | 최종수정 2023-01-28 20:01


부상 없이 처음으로 실질 연봉이 삭감된 오승환.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백지위임' 파격으로 화제를 모은 삼성 라이온즈 수호신 오승환(41). 사실상 처음으로 부상 없이 연봉이 삭감됐다.

오승환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삼성은 고심 끝에 지난해 16억원에서 14억원으로 2억원 삭감을 발표했다.

올시즌 변함 없는 마무리로서 오승환의 비중과 중요성을 감안, 연봉 외에 인센티브를 3억원 책정해 동기 부여책을 마련했다. 인센티브를 합친 최대 수령 가능액은 17억원.

3억원 인센티브를 다 채워도 지난해 몸값에 미치지 못한다. 오승환은 지난해 보장액 16억원에 소속팀 삼성 만의 신 연봉제 하에서 선택한 룰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 플러스 알파 수령액이 최소 1억원 이상이었다.

결국 '인센티브 3억원을 다 챙기면 인상'이란 항간의 해석은 명백한 오해다. 백지위임으로 받아든 이번 연봉은 인센티브를 다 채워도 분명한 삭감인 셈이다.

오승환에게 '삭감'은 생소한 단어다. 매년 성실한 자기관리로 꾸준히 발전하며 KBO 역대 최고 전문 마무리로 올라섰다. 꾸준했던 성적 만큼 몸값도 매년 꾸준히 올랐다.


투구하는 오승환.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딱 한번, 2011년이 예외였다.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16경기 출전에 그치며 4세이브에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4.83으로 치솟았다. 2억6000만원이던 연봉이 2억4000만원으로 2000만원 깎였다. 그간 우승을 견인했던 공로로 삭감 폭은 최소화 했다.

하지만 첫 연봉삭감은 자극제가 됐다. 절치부심한 오승환은 철저한 겨울나기로 이듬해인 2011년 54경기에서 1승무패 47세이브, 0.63의 평균자책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47세이브는 KBO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 0.63의 평균자책점은 개인 통산 가장 낮았던 기록이었다. 부활한 오승환의 힘으로 삼성은 2014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승환은 삼성 복귀 첫해를 마친 뒤 2021 시즌을 앞두고 12억원의 연봉에서 1억원이 삭감된 11억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그 조차 실질적 삭감은 아니었다. 신연봉제에 따른 선 삭감 후 인센티브 비중을 높인 전략적 선택이었다. 구원왕에 복귀한 2011년 인센티브로 사실상 인상 효과를 누렸다.

부상 없는 첫 연봉 삭감을 감수한 오승환. 독기 품은 그가 과연 2011년의 반등의 기적을 다시 한번 보여줄까.

오승환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불혹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물리적 나이로 설명하기 힘든 오승환이라 기대를 접을 수 없다.

오승환은 올시즌 KBO통산 400세이브(-30세이브)와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8세이브)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반등해야 하는 팀과 개인적인 대기록까지 뚜렷한 동기부여가 있는 셈.

연봉 삭감을 발판으로 다시 준비하는 끝판왕의 대약진. 삼성의 불펜 불안감을 지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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