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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백지위임' 파격으로 화제를 모은 삼성 라이온즈 수호신 오승환(41). 사실상 처음으로 부상 없이 연봉이 삭감됐다.
3억원 인센티브를 다 채워도 지난해 몸값에 미치지 못한다. 오승환은 지난해 보장액 16억원에 소속팀 삼성 만의 신 연봉제 하에서 선택한 룰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 플러스 알파 수령액이 최소 1억원 이상이었다.
결국 '인센티브 3억원을 다 챙기면 인상'이란 항간의 해석은 명백한 오해다. 백지위임으로 받아든 이번 연봉은 인센티브를 다 채워도 분명한 삭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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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 연봉삭감은 자극제가 됐다. 절치부심한 오승환은 철저한 겨울나기로 이듬해인 2011년 54경기에서 1승무패 47세이브, 0.63의 평균자책점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47세이브는 KBO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 0.63의 평균자책점은 개인 통산 가장 낮았던 기록이었다. 부활한 오승환의 힘으로 삼성은 2014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오승환은 삼성 복귀 첫해를 마친 뒤 2021 시즌을 앞두고 12억원의 연봉에서 1억원이 삭감된 11억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그 조차 실질적 삭감은 아니었다. 신연봉제에 따른 선 삭감 후 인센티브 비중을 높인 전략적 선택이었다. 구원왕에 복귀한 2011년 인센티브로 사실상 인상 효과를 누렸다.
부상 없는 첫 연봉 삭감을 감수한 오승환. 독기 품은 그가 과연 2011년의 반등의 기적을 다시 한번 보여줄까.
오승환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불혹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물리적 나이로 설명하기 힘든 오승환이라 기대를 접을 수 없다.
오승환은 올시즌 KBO통산 400세이브(-30세이브)와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8세이브)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반등해야 하는 팀과 개인적인 대기록까지 뚜렷한 동기부여가 있는 셈.
연봉 삭감을 발판으로 다시 준비하는 끝판왕의 대약진. 삼성의 불펜 불안감을 지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