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 수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쿠바와 대만이 나란히 패했다. 쿠바는 네덜란드에 2대4, 대만은 파나마에 5대12로 졌다. 미국으로 망명한 빅리거가 다수 참가한 쿠바는 A조 최강팀으로 꼽혔으나, 네덜란드 마운드와 수비에 막혀 고개를 숙였다. 홈 이점을 안고 조 최약체팀으로 꼽힌 파나마와 만난 대만은 투수 교체 미스가 두 번의 빅이닝 헌납이라는 결과로 귀결되면서 눈물을 흘렸다.
네덜란드는 2013~2017 대회에서 잇달아 4위에 오른 팀. 유럽 최강으로 꼽히기에 이번 대회에서도 A조에서 쿠바와 1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긴 했다. 주전 노쇠화와 약한 마운드 탓에 앞선 두 대회보다는 전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쿠바를 잡으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쿠바는 네덜란드 마운드를 상대로 볼넷 6개를 골라냈으나, 단 3안타 빈공에 그쳤다. 주루사가 나오는 등 집중력 면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파나마는 2006~2009 대회에 나섰으나 전패에 그쳤던 팀. 2013~2017 대회에선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전직 빅리거와 일부 마이너리거로 팀을 꾸려 대만보다는 한 수 아래로 꼽혔으나, 무서운 타격 응집력을 선보이면서 대량 득점 승리를 했다. 대만은 네덜란드, 쿠바에 비해 전반적인 힘은 열세지만, 장위청(보스턴 레드삭스) 우넨팅(세이부 라이온스) 왕보룽(니혼햄 파이터스) 등 주력 타자들의 활약이 기대됐지만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본선 2라운드에선 A조 1위-B조 2위, B조 1위-A조 2위가 단판 승부로 준결승행을 다툰다. 당초 이강철호는 쿠바가 A조 1위를 차지하고, 네덜란드 또는 대만이 2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쿠바와 대만이 나란히 패했고, 파나마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등 A조는 대혼전 양상이 됐다. 이강철호의 8강 대비 전략도 향후 전개에 따라 수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