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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새로운 실험, 성공적이다.
최고 155㎞의 포심과 153㎞ 투심, 140㎞ 슬라이더,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 두산 타선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무엇보다 공격적 피칭이 돋보였다. 지난해 수많은 장점에도 투구수 조절이 살짝 아쉬웠던 투수. 작심한 듯 빠른 승부로 효율성을 높였다.
"중요한 게임을 이겨 기쁘다"고 말한 수아레즈는 "경기 전 강민호와 최대한 공격적으로 던지기로 했다. 덕분에 투구수도 적었고, 이닝도 길게 가져갈 수 있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벤치로서도 흐뭇한 결과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지난해까지 유지되던 '전담 포수제' 폐지를 선언했다.
"작년에 대행으로 온 뒤 김태군이 한번도 뷰캐넌과 호흡을 안 맞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담 포수제 없이 포수도 '가장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간다'는 기조하에 운영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뷰캐넌-강민호, 오늘 수아레즈-김태군 조합은 이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뷰캐넌-김태군 조도 성공적이었다. 선발 5⅓이닝 4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 김태군의 안정감 있는 리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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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뷰캐넌은 투구수 77구 중 스트라이크가 55구에 달할 만큼 S존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최고 구속 147㎞에 그쳤지만, 예리한 커터, 체인지업, 커브, 투심을 보더라인에 걸쳐 던지며 타이밍을 빼앗았다.
뷰캐넌은 지난 해 주로 강민호와 호흡을 맞췄다. 김태군과 함께 한 경기는 3차례에 불과했다. 반면, 김태군은 주로 수아레즈 선발 경기에 마스크를 썼다. 이번 두산전 2경기는 '전담 포수제' 없이도 가장 중요한 외인 투수 2명이 효율적 피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경기였다.
강민호의 리드 속에 수아레즈는 지난 19일 KT전에 이어 시범경기 2연승을 달렸다. 3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 0.69의 강력한 모습으로 정규시즌을 맞게 됐다.
'수크라이' 탈출 예감 속에 그는 "끝까지 승리를 지켜준 불펜 투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건강하게 시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올 시즌은 최대한 많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