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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간절한 마음이 통했다' 연장 11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35살 베테랑 이천웅은 염경엽 감독과 눈빛을 교환한 뒤 배트를 꽉 쥐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며 기회를 노리던 이천웅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시범경기 13경기 29타수 7안타 1타점 타율 0.241을 기록하며 염경엽 감독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지 못하던 이천웅은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한 이재원과 손호영을 대신해 개막전 엔트리 이름을 올렸다.
전날 KT에 11대6 패배하는 과정에서 염경엽 감독은 4장의 대타 카드(문성주, 김주성, 김기연, 김민성)를 꺼내 들었지만, 이천웅은 그 안에 들지 못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다시 찾은 2일 수원KT위즈파크. 치열한 타격전 속 양 팀은 정규 이닝 안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1회까지 혈투 속 LG 9명, KT 8명 총 17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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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감독 부임 이후 첫 승이 간절했던 순간. 염갈량(염경엽+제갈량)의 번뜩이는 작전이 나왔다. 11회초 1사 2,3루 역전 찬스가 찾아오자 안타와 타점을 기록한 박해민을 빼고 대타 이천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더그아웃에서 충분히 작전을 숙지하고 타석에 들어선 이천웅은 염경엽 감독과 눈빛을 교환했다. KT 이강철 감독도 선발투수 고영표를 연장 마운드에 올리며 초강수를 둔 상황.
땅볼 유도 비율이 높은 고영표의 초구가 손을 떠난 순간 이천웅은 스퀴즈번트 동작을 취했다. 공을 끝까지 보고 투수 앞쪽으로 타구를 보낸 이천웅과 투구 시작과 동시에 홈을 향해 몸을 날린 송찬의가 교차되는 순간 타구를 잡은 LG 더그아웃에서는 "됐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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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47분 혈투 속 연장 11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이천웅은 역전 점수를 스퀴즈번트로 뽑아내며 LG 트윈스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베테랑 이천웅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한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후 이천웅은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경기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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