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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키나와 캠프 때였다.
경기 중 어깨 통증은 통상 심각한 부상일 확률이 높다. 게다가 로메로는 일본 프로야구 시절 부상 전력도 있던 선수.
하지만 그날 저녁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 로메로는 개막 후 열흘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에이스 김광현의 이탈이다. 1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등록 말소됐다.
SSG는 "김광현이 지난 8일 대전 한화전 등판 후 좌측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10일 대구에서 검진을 진행한 결과 왼쪽 어깨 활액낭염 염증이 발견됐다"고 말소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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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에 앞서 원투 펀치의 동시 이탈에 대해 "앞으로가 중요하다. 광현이는 한 타임 쉬어가야겠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열흘 후면 복귀가 가능하다"며 "외국인 선수가 오면 플러스라고 생각한다"며 절망보다 희망을 이야기 했다. 김광현의 선발 빈 자리를 메울 루키 송영진에 대해서는 "언젠가 팀의 선발을 맡아줘야 할 선수이니 만큼 이번 기회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원형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21년 르위키 박종훈 문승원 등 주축 선발 3명이 대거 빠진 채로 야구를 했다. 그 때 그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5강 싸움을 했다. 그 경험으로 이듬해인 2022년 전무후무한 와이어투와이어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 성공의 기억이 사령탑이나 선수 모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야구는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신념이자 자신감이다.
김원형 감독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란 대기록을 처음으로 달성하면서 선수들이 쫓기지 않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SSG는 이날 삼성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 끝에 9회초 최지훈의 결승타에 힘입어 5대4로 승리했다. 한화전부터 타이트한 경기를 절대 넘겨주지 않으면서 5연승을 이어가며 단독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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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해서는 "부임 첫해 선발 3명이 빠진 채로 최선을 다했다. 주축 선수가 빠진 채로 꾸려가는게 결코 쉬운 건 아니"라면서도 "나는 지나간 건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을 준비할 뿐"이라고 단언했다. 김 감독은 "제가 투수 출신인데다 투수코치를 하다보니 (어려운 상황을) 미리 생각하고 늘 투수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들었다"며 웃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언제 어떻게 부상 선수가 나올 지 모르는 것이 야구란 게임. B플랜이 잘 돼 있는 팀이 강팀이다. 그런 면에서 SSG랜더스는 명실상부한 강팀 반열에 올랐다. 김원형 감독 역시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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