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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팔 상태는 오히려 점점 더 좋아지네요."
그런 NC 불펜에서 중심을 잡는 선수는 34살의 베테랑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다.
NC 구단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이용찬이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인권 감독 또한 "우리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이용찬이 중심을 잘 잡아준다. 엄하게 혼낼 때는 아주 무섭게 하기도 하고, 경기를 할 때의 태도나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준다. 이용찬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단 스스로 성실하게 솔선수범을 하니까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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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FA 계약 후 세번째 시즌이다. 이용찬은 2020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많은 사람이 그의 FA 신청을 말렸다. 2020년 6월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반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FA 계약을 하더라도 시즌 초반은 뛰기 어려울 수 있어, 차라리 2021시즌을 뛰고 나서 FA 선언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조언도 숱하게 들었다.
스스로 자신이 있어 FA를 신청했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친정팀 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여러 구단들이 망설였다. 선발, 불펜이 모두 가능하고 경험이 풍부한 이용찬이라는 투수에 대한 가치 평가보다도 재활 중 FA라는 특수성이 계약을 어렵게 만들었다.
사실상 FA 미아로 개막을 맞았다. 그러던 2021년 5월 NC가 손을 내밀었다. NC는 이용찬과 3+1년 최대 27억원에 계약을 했다.
이제 3년 차. 이용찬은 NC의 마무리 투수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로까지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2시즌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에 15세이브 이상을 기록했고, 올 시즌 출발도 좋다. 지난 3월에 열린 WBC 대표팀에도 당당히 승선한 이용찬은 대표팀 불펜의 부진 속에서도 돋보이는 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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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양현종 등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씁쓸하게 귀국했다. 이용찬은 "처음 WBC에 나갔는데 굉장히 많이 아쉬웠다. 미국 갈 준비까지 다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도 아쉽다"며 돌아봤다.
소속팀 복귀 후 페이스를 찾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짧은 휴식 후 다시 개막을 준비했다. 다행히 몸 상태도 좋고 실전 감각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다. 그는 개막 후 6경기에 등판해 1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0.00 '미스터 제로'를 기록 중이다. 16일 SSG전에서 개막 후 무피안타 행진은 깨졌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완벽하게 막아냈다. 최근 페이스로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이용찬은 "3년전에 수술을 하고 나서 정말 좋아졌다. 훨씬 좋고, 오히려 팔 상태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수술을 하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이제는 아무 리스크가 없다"면서 "예전에는 언제 팔이 아플까, 조마조마하면서 시즌을 버티자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수술 이후에는 팔꿈치 상태가 좋아지면서 공을 더 자신있게 뿌린다. 예전에는 아프니까 팔 각도도 떨어지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어릴 때처럼 힘껏 던지고 있다"고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3년전의 마음 고생은 이제 자신감으로 되돌아왔다. "(FA 계약 마음 고생을)다른 애들은 몰라요. 다 몰라"라고 농담을 하며 웃던 이용찬은 "계약하기 전에는 정말 어디 한번 보여줄게 이런 마음이 있었다. 제가 NC의 투수 FA 영입 1호라고 들었다. 제가 와서 이렇게 하고 있는 거에 대해서 만족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