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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우완 불펜 투수 김태훈(31)은 27일 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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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몸 상태는 아픈 데 아주 좋다. 기회라기 보다는 제가 잘해야 한다. 키움 때보다는 잘해야 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나가라고 하면 무조건 나가서 잘 던질 자신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던 그 약속을 지켰다.
오재일의 만루포로 7-6 역전에 성공한 9회초 공 9개로 3타자를 잡고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적 하자마자 신고한 세이브. 녹초가 됐다. 취재진을 향해 "이제 가서 자고 싶다"고 했다.
28일 수원 KT전. 이날은 하루 쉴 줄 알았다. 8-0 넉넉한 리드로 앞선 8회말. 우당탕탕 하더니 8-5로 쫓겼다. 2사 만루. 급히 몸을 풀고 등판했다. 대타 김준태에게 카운트를 잡기 위해 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넣다가 우익선상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8-8 동점. 악몽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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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초 이재현의 2타점 적시타로 10-8로 다시 앞섰고, 우여곡절 끝에 10대9로 승리하면서 김태훈은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 이적 후 2경기 연속 등판에서 세이브에 이은 구원승.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오자마자 세이브를 올린 김태훈에 대해 "부담감 있는 상황이었는데 첫타자 허경민을 처리하길래 끝까지 믿고 맡겼다. 완벽하게 해냈다"며 "마운드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자신감이 있다. 자기공을 믿고 던지는 투수"라고 극찬했다. 그 기대를 이틀 연속 수행해 냈다.
오자마자 전천후 마당쇠 역할을 해내며 단숨에 삼성 불펜의 중심으로 떠오른 김태훈. 트레이드 안 했더라면 어쩔 뻔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