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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곰의 탈을 쓴 여우'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진땀을 흘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천하의 양의지도 1위 SSG와의 승부에서는 진땀을 흘렸다. 양의지가 못해서가 아니다. 허를 찌른 에레디아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와 번트 타구가 눈앞에 뜬 순간 포수 양의지는 루상의 주자를 모두 지우기 위해 모험을 걸었지만, 결과가 의도대로 나오지 않았다.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1회말 두산 수비. 선발 투수 최원준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 양의지는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1사 1,3루 에레디아에게 선취 적시타를 허용한 두산 배터리. 한유섬 타석 때 2루 주자 에레디아 스킵 동작을 간파한 양의지는 피칭을 바깥쪽으로 유도했다.
2루 주자 에레디아가 3루를 향해 스타트를 끊는 순간 포수 양의지는 재빨리 3루를 향해 송구했다. 3루수 허경민의 태그와 동시에 3루 베이스를 터치한 에레디아의 발. 포수는 아웃을 확신했고 주자는 세이프를 확신했다. 원심은 세이프.
타이밍상 아웃을 확신한 양의지는 3루수 허경민을 향해 아웃 여부를 재차 확인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원심 유지 세이프. 양의지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상대 허를 찌른 에레디아는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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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생각대로라면 숏바운드된 타구를 잡아 2루 송구 이후 1루까지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 번트를 시도한 타자가 발이 빠르지 않은 포수 조형우라 가능성은 높았다.
민첩한 움직임으로 바운드된 타구를 향해 양의지가 미트를 뻗은 순간 스핀이 걸린 공이 예상한 방향반대로 흐르며 한 번에 포구하는 데 실패했다. 깜짝 놀란 양의지는 재빨리 공을 다시 잡아 1루로 던져 번트를 댄 주자만 잡는 데 성공했다.
이날 해설을 맡은 LG 전 포수 이성우 해설위원은 "양의지 선수가 병살을 생각하다가 아쉬운 선택을 했다. 더블 플레이를 나왔더라면 고급 야구를 펼치는 거였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가 생각처럼 나오지 않자, 양의지는 아쉬워했다. 이어진 실점 위기에서 1사 2,3루 최정을 땅볼 유도하는 데 성공한 최원준-양의지 배터리.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2루수 강승호가 1루가 아닌 홈을 선택했다. 2루수의 송구가 홈으로 향하는 주자 반대 방향으로 날아오며 양의지는 재빨리 공을 잡아 태그를 하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4회만 3점을 더 내준 두산. 천하의 양의지라도 야구는 혼자서 할 수 없었다. 이날 양 팀은 실책을 2개씩 기록했지만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합치면 두산의 수비가 평소 같지 않게 허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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