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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꿈꿔왔던 태극마크를 다는데 실패했다. 한동희에겐 절망이 아닌 와신상담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OPS(출루율+장타율) 0.8을 넘나들던 3년간의 안정감을 뒤로 하고, 올해 갑작스런 부진이 찾아왔다. 4월 한달간 타율 1할6푼9리에 그쳤고, 5~6월 조금씩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래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같은 극적인 상승세는 아니었다. 어느덧 대표팀에서 멀어졌다는 확신이 생겼고, 롯데 구단은 한동희를 1군에서 제외했다. 퓨처스에서 재충전하라는 배려다.
롯데 구단은 2군의 활용도에 남들보다 한층 적극적이다. 2군 경기에 연차 또는 연령 제한을 도입, 어린 유망주들의 육성에 박차를 가하자는 주장에도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편. 스스로 키워낸 선수들에 대한 신뢰, 그리고 '리셋'을 통한 조정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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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롯데 1군은 한동희의 공백을 공수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송구에 다소 불안감이 있지만, 한동희의 수비범위와 감각적인 캐치 능력은 높게 평가받는다. 타격에서도 '한방'이 부족해진 롯데는 KT 위즈에 뜻하지 않은 스윕을 당하며 흔들렸다.
한동희는 아직 젊다. 소속팀에게도 없어서는 안될 타자다.
병역 문제만 놓고 보면 향후 꾸준히 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노려봄직하다. 태극 마크를 향한 갈증도 2026 아시안게임이나 202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을 통해 해소하는 것을 꿈꿀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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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9일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로 4연패는 탈출했지만, 롯데는 올시즌 '윈나우'의 기치를 올린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한 상황.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고, NC 다이노스, KT 등 중하위권 팀들의 맹렬한 추격에도 직면해있다.
롯데 타선은 '소총 타선'이다. 향후 대포, 적어도 기관총 역할을 해줄 한동희의 활약이 중요하다. 한동희 역시 일단 먼 미래보단 지금 이순간에 집중해야한다. 6년만의 가을야구, 12년만의 플레이오프, 24년만의 한국시리즈, 31년만의 우승을 꿈꿔야할 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