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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ERA 1.59' 지친 불펜의 활력소…트레이드 3년차 '샷건'→필승조 발돋움 꿈꾼다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6-13 12:36 | 최종수정 2023-06-13 14:31


'6월 ERA 1.59' 지친 불펜의 활력소…트레이드 3년차 '샷건'→필…
인터뷰에 임한 최이준.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군복무 중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KT 위즈의 우승을 도운 트레이드라는 비판에도 시달렸다. 지난해 제구 불안을 노출하며 단 5경기, 2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4월 21일 1군 등록 이후 꾸준히 머물고 있다. 다소 기복은 있지만, 150㎞를 넘나드는 강렬한 직구가 돋보인다.

이름까지 바꾼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해까지는 '최 건'이란 이름으로 뛰었다. 그래서 별명도 '샷건'이었다. 배영수 투수코치도 "구위는 필승조 못지않다"며 찬사를 보낼 정도.

올해부터 최이준으로 개명했다. 다이내믹한 투구폼을 그대로 살리면서 힘도 붙었다. 6월 5경기에 등판, 5⅔이닝을 소화하며 단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1.59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신임은 '멀티이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이준은 "자신감은 예전부터 충분했는데, 이젠 현실에도 붙고 있다. 이름 바꾼 효과가 이제야 나온다"며 활짝 웃었다. 강영식 불펜코치의 지도 하에 '벽치기'를 하면서 다져진 제구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6월 ERA 1.59' 지친 불펜의 활력소…트레이드 3년차 '샷건'→필…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11회 최이준이 투구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8/
"요즘 변화구 제구가 잘된다. 확실히 타자를 쉽게쉽게 잡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시너지가 나오는 느낌이다. 특히 커브가 처음엔 힘이 들어가면 빠지곤 했는데, 이젠 세게 던져도 존에 꽂힌다."

'마지막 다승왕(2009년) 조정훈' 이후 어느덧 롯데 마운드의 전통은 포크볼로 자리잡았다. 박세웅 나균안부터 구승민 김원중까지, 주요 변화구가 포크볼이다.

하지만 최이준은 포크볼을 던지지 않는다. 그는 "손가락이 좀 아프더라. 포크볼보다는 체인지업을 연습중"이라고 설명했다.


4~5월 롯데는 SSG 랜더스-LG 트윈스와 더불어 톱3의 자리를 지켰다. 이 과정에서 불펜에 적지 않은 무리가 쌓였다. 그 결과가 6월 들어 불펜의 흔들림으로 나타났고, 결국 11일 삼성 라이온즈전 끝내기 패배로 4위로 주저앉았다.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던 안권수도 수술로 빠지면서 '기세'가 많이 죽은 상황. 그래도 전준우 등 베테랑들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6월 ERA 1.59' 지친 불펜의 활력소…트레이드 3년차 '샷건'→필…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최이준.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02/
김상수 김진욱이 2군으로 내려갔고, 최준용은 아직 1군에 복귀하지 못한 상황. 최이준 진승현처럼 강한 직구를 지닌 젊은 투수들에게 롯데팬들의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최이준은 "지금 필승조가 많지 않으니 우리라도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 있다.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잘하고 싶다. 우리가 1인분을 해야 팀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의 '지옥 트레이닝'은 날이 더워지면서 점점 효과를 보고 있다. 그는 불볕 더위에도 낮 2시부터 야외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최이준은 "전엔 너무 더운 날엔 러닝도 쉬고, 웨이트도 피하곤 했다. 그런데 김 코치님은 더워질수록 선수들을 잡아주면서 더 훈련시킨다. 그런데 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보다 확실히 덜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 우리도 KT나 NC처럼 무섭게 올라가야하는 시기다. 조금이나마 팀의 반등에 도움이 되고 싶다. 뒤는 돌아보지 않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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