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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잘나가는데, 갑자기 감독 얘기? 황당한 류현진 "나는 아직 선수, 계약 6년 더 남아있는데" [대전 현장]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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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10 02:01 | 최종수정 2025-07-10 04:07


팀 잘나가는데, 갑자기 감독 얘기? 황당한 류현진 "나는 아직 선수, 계…
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KIA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동료들 수비 훈련을 돕고 있는 류현진.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09/

[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는 여전히 선수인데, 왜 갑자기 감독 얘기가..."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경기가 이어진 대전한화생명볼파크. 류현진은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치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1군 선수단과 함께 후반기를 대비해 훈련중이다. 9일 KIA전을 앞두고는 1루 베이스에서 내야수들의 송구를 받으며 훈련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다. '살인 더위'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힘든 날씨 속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줬다.

한화가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하는 등 행복할 요즘인데, 훈련을 마친 류현진은 취재진에 살짝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화 감독이 되겠다'는 한 매체의 생뚱 맞은 기사 내용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렇다. 류현진과 친분이 있는 야구 칼럼니스트가 최근 자신의 개인 방송에서 류현진이 은퇴를 하면 한화 감독을 하고 싶고, 어떤 감독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공개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전 감독 스타일과 다르게 감독실 문을 활짝 열고 선수들과 교감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했다는 내용.


팀 잘나가는데, 갑자기 감독 얘기? 황당한 류현진 "나는 아직 선수, 계…
김태연과 함께 수비 훈련을 마친 류현진.
그런데 한 매체가 내용의 앞뒤를 다 자르고 다짜고짜 류현진이 한화 감독이 되고 싶은데, 팬들 반응은 좋지 않으며 선수 계약 기간은 6년 남았지만 변수가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마치 류현진이 당장에라도 한화 감독직에 욕심이 있다는 듯한 걸로 얘기가 와전됐다. 개인 블로거들이 또 이 내용을 퍼나르기에 바쁘니, 갑자기 '한화 감독 류현진' 이슈가 불붙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팀이 하나로 뭉쳐 정말 중요한 시기,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말도 안되는 감독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구단에 죄송하다"고 말하며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좋은 팀 분위기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지 걱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뛸 때 했던 얘기다. 정말 단순히, 나중에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하면 이런 꿈이 있다 얘기를 한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선수다. 계약 기간도 6년이나 더 남아있다. 아직 은퇴 이후를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하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2년차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또 이 내용이 잘못 전달되면, 지금 각 팀들을 지휘하고 있는 감독들이 선수들을 잘못 지도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많이 달라진 시대 흐름 속, 현 KBO리그 감독들은 다들 선수들과 소통하는데 열심이다. 류현진은 자신이 생각해왔던 감독직에 대한 이상향을 한참 전에 얘기했던 것 뿐.


어찌됐든 모든 오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류현진은 자신의 생각을 적극 어필했다. 그리고 자신의 걱정과는 달리 한화는 8일과 9일 강팀 KIA를 연달아 격파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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