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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쯤 되면 진짜 '안경에이스'의 후광이 비친다. 양적인 면에선 부족하지만, 아우라만큼은 충만하다.
두산 타선을 산발 4안타 3볼넷으로 꽁꽁 묶었다. 4안타 중 3개를 6월 한달간 타율 1할2푼5리(32타수 4안타)에 그쳤던 로하스에게 내준 점이 옥의 티. 하지만 그중 하나는 시프트의 약점을 노린 3루쪽 기습번트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지론에 따르면 외국인 타자가 번트 안타를 대는 것 자체가 절반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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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에는 선두타자 정수빈이 안타로 출루했다. 희생번트 후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또한번 1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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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은 7회에도 2사 후 로하스에게 제대로 끌어당긴 우중간 2루타를 내줬다. 하지만 허경민을 범타 처리하며 실점없이 7이닝을 틀어막았다. 최고 151㎞의 강렬한 직구에 곁들여진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7회를 마쳤을 때 박세웅의 투구수는 109구. 스트라이크-볼 비율은 69대40이었다. 매 이닝 종료 때마다 더그아웃 앞에서 야수 동료들을 기다리며 고마움과 격려를 표하는 진정한 '에이스'의 존재감, 그리고 이에 화답하는 동료들의 집중력이 돋보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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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평균자책점은 2.50까지 끌어내렸다.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뽑힌 그다. 박세웅의 커리어하이는 12승6패(171⅓이닝)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2017년이다.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박세웅에게 롯데는 2017년 이후 6년만의 가을야구, 혹은 그 이상을 선물할 수 있을까.
울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