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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만든 NC 다이노스. 성패를 가른 시리즈 마지막 승부에서 단연 돋보였던 선수는 권희동이었다.
홈런보다 빛난 장면은 수비에서 나왔다. 3-0으로 앞서던 NC는 4회초 실점 위기를 맞았다. 페디가 나성범에 안타, 소크라테스에 진루타를 내주면서 만들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김선빈에 좌전 안타를 내줬다. 나성범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뛰어 들어간 가운데, 권희동은 지체 없이 포수 박세혁에 공을 뿌려 멋진 보살을 만들었다. 7월 3차례 등판에서 모두 실점했던 페디에게 자신감을 심어줌과 동시에 실점 위기까지 벗어나게 만든 멋진 송구였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권희동. 그러나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펼쳐진 스프링캠프에도 동행하지 못한 채 침묵해야 했고, 주변에선 'FA 미아'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스프링캠프 일정이 막바지로 향하던 2월 27일이 돼서야 1년 최대 1억2500만원(연봉 9000만원, 옵션 3500만원)에 사인했다. FA계약에 성공했지만 소위 대박과는 거리가 먼 수준의 규모, 뒤늦은 출발 등 올 시즌 권희동을 향한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그러나 권희동은 1군 콜업 첫 달이었던 지난 5월 한 달간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했다. NC가 초반 상승세 뒤 주전 줄부상으로 신음하던 상황에서 권희동은 고비 때마다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겨울의 아픔은 털어낸지 오래다. 권희동은 "이제 다 지난 일이라 최대한 잊고 있다. 되짚어보면 좋은 공부했다고 생각한다"며 "인생에 좋은 경험이자 공부가 됐다. 아내가 티 안내고 옆에서 잘 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겨도 가족들과 헤쳐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권희동은 "나는 크게 뛰어나거나 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찬스가 오면 어떻게든 불러 들이고 선두 타자로 나서면 최대한 살아 나가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다시 계약 테이블에 앉는 부분을 두고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기에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은 없다. 일단 팀과 나 모두 시즌을 잘 마치고 다음에 생각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