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랜만에 돌아온 1군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흔들리는 팀의 반등 모멘텀이 되고자하는 베테랑의 간절한 속내가 엿보였다.
특히 수비 도중 타구에 맞아 손목 타박상을 입고도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안권수가 조기 복귀했지만 아직 송구가 완전치 않고,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고승민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여기에 이번 시리즈에서 유강남 나균안 안치홍 등 부상자가 줄줄이 발생하며 투타에 큰 공백이 발생한 상황. 프로 데뷔 17년차 베테랑다운 투혼이었다. KIA 장현식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정훈은 "너무 더워서 탈진 상태로 뛰었다. 행운의 안타가 하나 나오니 그 다음에도 잘 풀렸다"고 웃은 뒤 "팀이 이기지 못해 속상하다"며 안타까워했다.
|
공격에선 맹타를 휘둘렀지만, 수비에선 당황스런 실수도 범했다. 28일 7회말 수비에서 1루쪽 땅볼을 놓쳤다. 투수 김상수가 재빨리 커버하며 공을 던져줬지만, 이번엔 발이 1루 베이스를 찾지 못해 기어이 타자의 출루로 이어졌다.
다행히 김상수가 다음타자 김태군을 병살타로 잡아냈다. 정훈은 "(김)상수 표정 보고 깜짝 놀랐다. 많이 창피했다. 잘 막아줘서 다행"이라며 멋쩍어했다.
까마득한 대선배가 2군에 내려오자 노하우를 배우려는 후배들이 줄을 섰다. 정훈은 "1군의 경우 어린 친구들이 초반에는 많이 물어봤는데, 내가 못하니까 질문이 줄더라."2군에선 (정)대선이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체력이나 컨디션 관리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줬다. 원래 나처럼 야구 잘못하는 사람이 이론은 빠삭하다"며 웃었다.
|
"다치고 나면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티는 안내려고 노력하지만, 자꾸 처진다. 젊을때와는 몸도 마음가짐도 다르다. 팀에도 너무 미안하다. 다행히 지금 타격감이 나쁘지 않으니 최대한 길게 이어가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가을야구에 갈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보겠다. 그게 또 내가 해야될 역할이니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