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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슬럼프 극복 요인에는 여러가지 있는데…."
2020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오재일은 삼성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첫 2년 간 오재일과 삼성의 동행은 좋았다. 2할 중반의 타율에 20개 이상의 홈런을 생산해냈다.
80경기 동안 타율은 1할대에 머물렀고 홈런은 10개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오재일은 짜릿한 한 방을 쏘아올렸다. 8회초 1루수 대수비로 투입된 오재일은 2-5로 패색이 짙었던 8회말 만루 찬스에서 타석을 맞았다. '오재일'이라는 이름값을 빼면 1할타자의 타석. 이전 2경기 7타석에서도 안타는 없었다.
오재일다운 스윙이 나왔다. 키움 문성현의 120km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오재일의 시즌 9호 홈런. 삼성은 6대5로 승리했다.
27일 키움전을 앞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재일의 홈런을 반겼다. 박 감독은 "슬럼프에 빠져 있으면 극복할 수 있는 요인이 빗맞은 안타라든가 아니면 큰 타구가 나오면 그 다음부터는 타석에서 여유도 생기고 자신감이 붙는다"고 바라봤다.
박 감독은 "마지막 타석이었던 만큼, 기대가 된다"라며 25일 7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던 오재일은 6번타자로 상향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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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에 주자 2루에서 적시 안타를 때려낸 오재일은 5회에는 큼지막한 파울 타구를 친 뒤 우측 담장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었다. 2루 베이스까지 달렸지만, 키움 우익수 주성원의 강하고 정확한 송구에 잡혀 안타로 기록됐다.
7회 뜬공으로 돌아서면서 오재일은 3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삼성은 8대6 승리로 위닝시리즈로 주말 3연전을 마무리했다.
만루 홈런 뒤 식지 않은 타격감. 오재일은 '슬럼프 탈출' 이야기에 "일단 그냥 하고 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변화는 확실히 느껴졌다. 그는 "좋은 타구가 나오는 걸 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라며 "내가 좋아하는 우중간 타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소 늦은 타격 시동. 오재일은 "계속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곧 내가 가지고 있는 스윙이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