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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홈런왕 vs 93경기만 첫 홈런' 시범경기 공동 홈런왕의 극과극 명암, 하지만… 만년 거포 유망주의 시간은 지금부터일 수도...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9-18 00:26 | 최종수정 2023-09-18 12:46


'30홈런왕 vs 93경기만 첫 홈런' 시범경기 공동 홈런왕의 극과극 명…
17일 김원중 상대 시즌 첫 홈런 치는 이성규.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봄, 시범경기는 이성규(30)의 시간이었다.

리드오프 중견수 김현준의 갑작스러운 유구골 골절 이탈. 이성규의 존재감이 커졌다.

시범경기 동안 김현준이 비운 1번 중견수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며 2~3개월 여 긴 공백의 1순위 대안으로 떠올랐다.

시범 14경기에서 3할3푼3리의 타율에 5홈런, 11타점, 12득점.

노시환과 함께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삼성 김태훈에 이어 타점 2위, 발까지 빨라 득점력도 만점이었다.

절묘하게 찾아온 출전 기회와 함께 늦춰온 재능이 드디어 만개하는 듯 했다.


'30홈런왕 vs 93경기만 첫 홈런' 시범경기 공동 홈런왕의 극과극 명…
2023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초 1사 1,2루 한화 노시환이 스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09/

'30홈런왕 vs 93경기만 첫 홈런' 시범경기 공동 홈런왕의 극과극 명…
17일 김원중 상대 시즌 첫 홈런 치는 이성규.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페이스를 너무 빨리 끌어올린 탓일까. 정규 시즌에 접어들자 타격감이 식어버렸다. 4월 중·하순까지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홈런도 터지지 않았다.

확고한 주전이라 할 수 없는 위치. 교체 출전이 시작됐다. 조바심도 생기기 시작했다.


4,5월이 지났다. 시즌 타율 1할7푼2리에 무홈런. 5월에는 퓨처스리그에도 다녀왔다.

서서히 선발 기회가 줄어들었다. 6월부터 교체 출전이 일상화 됐다. 6월 16타석→7월 7타석→8월 6타석에 그쳤다.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인 9월, 조금 다른 모습이다.

12일 KIA전 교체 출전해 1타수1안타, 14일 KT전 2타석 1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15일 NC전 1타수무안타 였지만, 다음 경기였던 17일 대구 롯데전은 달랐다.

대수비로 교체출전한 이성규는 3-7로 뒤진 9회말 1사 후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초구 148㎞ 높은 직구를 벼락 같이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장쾌한 솔로포.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자, 2020년 처음이자 마지막 두자리 수 홈런 이후 1076일 만에 터뜨린 홈런포였다.
'30홈런왕 vs 93경기만 첫 홈런' 시범경기 공동 홈런왕의 극과극 명…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타격을 하는 삼성 이성규.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12/
이 홈런으로 이성규는 9월 타율 6타수3안타(0.500)를 기록중이다. 드문드문 출전하는 데도 불구하고 확연한 상승세다. 레그킥 한 왼쪽 다리를 조금 빠르게 착지하면서 타이밍이 부쩍 좋아졌다. 최근 삼진율도 부쩍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7타석에서 삼진은 단 한차례 뿐이다.

이미 또 한차례 만년 거포 유망주에 실망한 사람들은 쉬이 지나칠 지 모르는 유의미한 변화.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였던 한화 노시환은 시즌 30홈런으로 포텐을 터뜨리며 홈런 1위를 굳혀가고 있다. 반면, 함께 홈런 1위에 올랐던 이성규는 시즌 93경기 째만에 이제야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다.

극과극의 결과. 하지만 출발점의 차이일 수도 있다. 시즌 막판이라 아쉽지만 희망을 놓아버리기에는 잠재력이 워낙 큰 거포다. 다시 한번 걸어보는 오른손 거포 탄생의 새로운 희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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