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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봄, 시범경기는 이성규(30)의 시간이었다.
시범 14경기에서 3할3푼3리의 타율에 5홈런, 11타점, 12득점.
노시환과 함께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삼성 김태훈에 이어 타점 2위, 발까지 빨라 득점력도 만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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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주전이라 할 수 없는 위치. 교체 출전이 시작됐다. 조바심도 생기기 시작했다.
4,5월이 지났다. 시즌 타율 1할7푼2리에 무홈런. 5월에는 퓨처스리그에도 다녀왔다.
서서히 선발 기회가 줄어들었다. 6월부터 교체 출전이 일상화 됐다. 6월 16타석→7월 7타석→8월 6타석에 그쳤다.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인 9월, 조금 다른 모습이다.
12일 KIA전 교체 출전해 1타수1안타, 14일 KT전 2타석 1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15일 NC전 1타수무안타 였지만, 다음 경기였던 17일 대구 롯데전은 달랐다.
대수비로 교체출전한 이성규는 3-7로 뒤진 9회말 1사 후 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초구 148㎞ 높은 직구를 벼락 같이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장쾌한 솔로포.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자, 2020년 처음이자 마지막 두자리 수 홈런 이후 1076일 만에 터뜨린 홈런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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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또 한차례 만년 거포 유망주에 실망한 사람들은 쉬이 지나칠 지 모르는 유의미한 변화.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였던 한화 노시환은 시즌 30홈런으로 포텐을 터뜨리며 홈런 1위를 굳혀가고 있다. 반면, 함께 홈런 1위에 올랐던 이성규는 시즌 93경기 째만에 이제야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다.
극과극의 결과. 하지만 출발점의 차이일 수도 있다. 시즌 막판이라 아쉽지만 희망을 놓아버리기에는 잠재력이 워낙 큰 거포다. 다시 한번 걸어보는 오른손 거포 탄생의 새로운 희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