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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류중일이 옳았다. '슈퍼문' 문동주는 국가대표 에이스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문동주였다. 이날 문동주는 샤오싱 전광판 기준 최고 163㎞의 괴물같은 직구를 연신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대며 대만 타선을 말 그대로 압도했다. 한국 야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미친 인생투였다.
한국 타선도 경기 초반 상대 선발 린위민이 흔들린 단 한순간을 놓치지 않고 2득점하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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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는 준수했지만, 결과는 패배였기에 '왜 가장 중요한 경기에 문동주였나'라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전후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의 공이 가장 좋다. 문동주가 우리 에이스"라고 거듭 재확인했다.
문동주는 사령탑의 믿음에 최고의 형태로 보답했다. 이날 문동주의 대만전 성적은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고비 때마다 잡아낸 삼진만 7개였다. 오로지 대만 청종저에게만 안타 3개(2루타 2)를 허용했지만, 그때마다 후속타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소름돋는 포효를 뽐냈다. 전쟁터를 방불케한 샤오싱 현장의 응원전에서 한국 팬들도 함께 끓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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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생의 프로 2년차, 올해 나이 고작 스무살짜리 투수지만 차세대가 아니라 이미 국가대표 에이스로서의 진가를 입증했다.
한국은 1회초 1사 1,2루에서 노시환의 병살타로 찬스를 놓쳤다. 문동주는 4일전과 마찬가지로 1회 선두타자 청종저에게 2루타를 허용, 2사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린안커에게 적시타 대신 삼진을 선사하며 1회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타선도 화답했다. 2회초 문보경의 2루타에 이어진 1사 3루 찬스에서 김주원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김형준의 안타, 김성윤의 2루타로 만든 2사2,3루에서 린위민의 폭투가 이어지며 2점째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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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는 2회말을 삼진 하나 포함 3자 범퇴로 마쳤다. 3회말에도 2사 후 청종저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 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4회에도 린리와 린안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자범퇴, 5회는 연속 내야땅볼에 이은 2루 뜬공으로 끝내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 1사 후 또 청종저에게, 이번에는 우측 펜스 상단에 맞는 2루타를 허용했다. 홈런인가 싶을 만큼 아찔한 타구였다. 실제로 우쓰시엔 대만 감독은 홈런이라며 항의했지만, 심판은 단호하게 되돌려보냈다.
문동주는 린즈웨이, 린리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뜨거운 포효로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총 투구수는 93구. 이날 전광판 기준 최고 구속은 163㎞였다. 162, 163㎞가 연달아 찍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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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초부터 대만 마운드는 류즈롱이 이어받았다. 노시환의 볼넷과 문보경의 번트, 강백호의 빗맞은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주원 김형준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7~8회도 삼진 3개 포함 연속 3자 범퇴.
한국 마운드도 미칠듯한 강속구로 견고함을 뽐냈다. 7회 두번째 투수 최지민은 삼진 2개 포함 3자 범퇴. 8회 박영현은 첫타자 리하오위에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연속 삼진에 이어 청종저마저 땅볼로 잡아내며 환호했다.
대만도 9회까지 류즈롱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국은 9회말 마지막 위기에 봉착했다.
마무리 고우석이 린리, 린안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기어코 아시안게임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국제대회 대만전 연패 사슬도 끊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예선 1대2 패배를 시작으로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0대7 패배, 지난 2일 패배까지 3연패를 당했던 과거에 작별을 고했다. 대만과의 대표팀 통산 상대전적에서도 20승12패로 우위를 지켰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