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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3년 전 가을. 추억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강렬하고 생생하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2년차 송명기는 'NC가 불리할 것'이란 예상을 비웃듯 5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3대0 승리를 이끌며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 NC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투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던 NC 이동욱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송명기 선수를 트레이드 해달라는 팀들이 많았다. 하지만 송명기는 10년 갈 투수라 안된다"고 했다. "150㎞ 이상에 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면 타 팀에서 욕심낼 만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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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년 간 기대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스스로 고민도 커졌다. 더 잘하려고 한 것이 독이 됐다. 보더라인 피칭을 통한 완벽함의 추구. 밸런스가 살짝 흐트러진 이유가 됐다.
"2020년 한국시리즈 때는 제구가 너무 가운데로 가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과감하게) 투구했던 거 같아요.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어떤 결과가 나든 그게 더 나은 것 같아요."
시행착오 끝에 해법을 찾았다. 후반기 선발과 불펜을 겸하며 활약했는데 간헐적 선발로 나설 때 성적이 좋았다. 달아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승부하며 투구 수를 줄였다. 선발 투구 수를 맞춰놓지 않았던 상황이라 이닝을 거듭하면서 실점하기도 했지만 확실히 3년 전의 강렬함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맞은 가을야구.
상대적 자신감도 충만하다. 올시즌 SSG 랜더스전 4경기서 2.38의 평균자책점. 피안타율은 2할4리에 불과하다.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의 2경기에서도 6이닝 4안타 1자책점으로 1.50의 평균자책점, 1할8푼2리의 피안타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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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민동근 스카우트 팀장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송명기를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하며 "우리 NC 다이노스는 새로운 야구장에서 팀 우승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지명하겠습니다"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말은 이미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입증됐다. 다만, 당시에는 코로나19 여파 속에 아쉽게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첫 가을야구.
과연 송명기가 다시 한번 가을의 크레이지 모드를 발휘할 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는 인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