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KIA 전. 1회 1타점 2루타를 날린 KIA 최형우.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02/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큰 숙제는 하나 풀었다.
KIA 타이거즈는 정규시즌 최종전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포수 김태군과 다년계약을 발표했다. 3년 최대 25억원(연봉 20억원, 옵션 5억원) 조건.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었던 김태군은 이로써 KIA와 동행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KIA가 삼성에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을 데려올 때 다년계약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된 박동원과 계약에 실패한 뒤 내부 자원으로 안방 고민을 해결하려 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결국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포수를 데려온 상황. 올 시즌 뒤 김태군이 FA자격을 얻는다는 점에서 KIA가 다년계약을 염두에 둔 영입을 한 것으로 평가됐고, 실제 결과도 그렇게 흘러갔다.
이제 시선은 내부로 향한다.
KIA는 김태군 외에도 최형우(40) 김선빈(34) 고종욱(34)과의 계약이 만료됐다. 최형우는 2021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47억원에 계약했고, 김선빈은 2020시즌 뒤 4년 최대 40억원에 사인했다. 고종욱은 지난해 FA자격 취득 요건을 갖췄지만,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1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 4회말 무사 1,2루 KIA 김선빈이 안타를 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15/
KBO FA 보상규정에 따르면 두 번째 FA신청을 앞둔 김선빈은 25명 보호명단 외 선수 1명 및 연봉 100% 보상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 200% 보상 규정이 적용되는 B등급이다. 고종욱은 자격을 행사한다면 신규 자격자에 해당된다. 연봉 순위 11위 이하(7000만원)로 C등급으로 분류된다. 최형우는 다시 FA 자격을 얻기 위해선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3명 모두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최형우는 올 시즌 121경기 타율 3할2리(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7을 기록했다. 팀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선빈은 119경기 타율 3할2푼(419타수 134안타) 홈런 없이 48타점, OPS 0.739. 대체 불가 2루 자원이다. 올해 대타-외야 플래툰으로 활약했던 고종욱은 114경기 타율 2할9푼6리(270타수 80안타) 3홈런 39타점, OPS 0.722, 득점권 타율 3할4푼6리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셋 모두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KIA에 필요한 선수들이다.
기류는 긍정적이다.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2루 KIA 고종욱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09/
KIA는 김태군과 다년계약에 앞서 세 선수와의 계약에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그동안의 팀 기여도나 선수단 내에서 차지하는 무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올해 이승엽이 갖고 있던 개인 통산 최다 2루타 기록을 경신한 '리빙 레전드' 최형우나 2년 연속 주장직을 맡은 프랜차이즈 스타 김선빈, 백업으로 묵묵히 제 몫을 다한 고종욱 모두 예우를 받을 만한 활약을 했다.
팀 기둥 역할을 한 최형우 김선빈, 베테랑 임에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고종욱 모두 KIA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KIA 역시 이들의 공헌을 높게 평가해왔다.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 과연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