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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클레이튼 커쇼가 어깨 수술을 받았다는 것은 이번 오프시즌 은퇴가 선택지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드시리즈 종료 후 5일 동안, 즉 오는 7일까지 FA는 원소속팀과 재계약 혹은 결별에 관한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데, 정상급 실력이라면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안받는다. 이번 겨울 QO는 2032만5000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2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원소속팀의 QO를 제시받은 FA는 오는 15일 오전 6시까지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생애 세 번째로 FA 자격을 얻은 커쇼는 이전에 QO를 제시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다저스는 그에게 QO를 제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년 여름이나 돼야 돌아오는 투수를 1년 2000만달러를 넘게 주고 계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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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아니 2년 전 커쇼가 FA가 됐을 때도 똑같은 코멘트였다. 이번에는 커쇼의 어깨 상태가 '최악'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커쇼와의 재계약을 바란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물론 커쇼가 원하는 조건대로 해주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커쇼는 2021년 시즌 후 1700만달러, 작년 시즌 후에는 2000만달러에 각각 FA 계약을 했다. 어깨 수술을 받아 내년 전반기까지 쉬는 커쇼의 가치는 훨씬 떨어진 상황이다. 커쇼의 결정은 현역 연장이지만, 다저스와 재계약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고향팀 텍사스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 커쇼는 텍사스주 댈러스 태생이다. 댈라스 하이랜드파크 고교시절 만난 지금의 아내와 만나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뒀고, 오프시즌은 늘 고향에서 보낸다. MLB.com은 이날 '커쇼는 새롭게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장식을 걸친 레인저스에서 던지기로 결심할 수 있다. 고향인 댈러스에서 가까운 곳에서 지내기로 마음먹는다면 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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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노스웨스트 아칸소 데모크랫-가제트는 '다저스가 커쇼를 잡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저스가 제시할 수 없는 조건을 레인저스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인저스의 홈구장 글로프라이프필드는 댈러스 근교에 있는 커쇼의 집에서 차로 금세 닿을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가족과 떨어져 지낸 커쇼가 레인저스와의 계약을 꺼리도록 한 건 약체라는 점이었는데, 더 이상 그건 문제가 아니다. 레인저스는 현존 월드시리즈 챔피언'이라고 전했다.
올시즌 와일드카드로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텍사스는 와일드카드시리즈, 디비전시리즈, AL 챔피언십시리즈를 파죽지세로 통과한 뒤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4승1패로 누르고 1961년 창단 후 첫 패권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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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는 1988년 3월 생으로 어깨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내년 여름 36세로 여전히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나이다. 그는 올해 24경기에서 13승5패, 평균자책점 2.46을 올리며 '건강한 커쇼는 여전히 에이스'임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애리조나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1회에만 6실점한 것은 어깨 부상 탓이었다는 게 이후에 드러났다.
텍사스는 커쇼가 내년 후반기부터 활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2년 계약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