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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차지명 좌완 루키의 등장. 강렬했다.
단 13구 만에 1이닝 삭제. 스트라이크가 무려 10개였다. 거물 유망주 투수의 탄생을 직감케 했다.
사흘 후인 17일 같은 잠실 LG전. 0-1로 뒤진 5회말 프로 데뷔 두번째 등판을 했다.
오지환 김현수로 이어지는 타선. 또 한번 과감성이 빛났다.
오지환에게 직구 승부로 포수 파울플라이, 김현수에게는 5구 연속 빠른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바깥쪽 꽉 찬 148㎞ 강속구에 헛스윙 하고 돌아서는 김현수의 표정에서 감탄이 읽혔다.
이승현은 데뷔 후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가까운 미래, 삼성의 불펜을 책임질 좌완 영건의 등장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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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인 2022년 필승조로 58경기를 소화하며 2승4패 1세이브, 14홀드, 4.5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기대에 비해 썩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성장과정으로 볼 수 있었다.
박진만 감독 부임 첫해인 2023년. 오키나와 캠프 부터 이승현은 최충연과 더불어 삼성 불펜의 좌우 핵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 구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48경기 1승5패, 5세이브, 7홀드. 마무리도 맡았고, 필승조도 맡았지만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시즌이었다. 9월10일 세번째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뒤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성장 지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승현의 구위는 루키 시즌인 2021년이 가장 좋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6㎞. 최고 구속은 150㎞를 넘었다. 슬라이더 평균 구속은 133㎞, 커브는 121㎞였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직구 평균 143㎞, 슬라이더 130㎞, 커브 119㎞로 약 3㎞ 정도씩 떨어졌다.
구속은 올시즌까지 회복되지 않았다. 직구는 143㎞, 슬라이더 128㎞, 커브 117㎞로 변화구는 조금 더 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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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은 루키 투수 박권후, 유망주 포수 이병헌, 박희수 투수코치, 트레이너와 함께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로 출국한다.
지난 시즌 호주야구리그(ABL) 우승팀 애들레이드 자이언츠(Adelaide Giants)에 합류해 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질롱코리아의 올 시즌 ABL 참가가 불발되면서 KIA NC 삼성 등 국내 구단들은 호주의 각 개별 구단으로 유망주를 파견하고 있다.
이승현은 호주리그 합류를 통해 KIA 좌완 유망주 최지민의 성공 신화를 꿈꾼다. 최지민은 호주리그에 다녀온 뒤 프로 2년 차인 올시즌 구속 상승과 함께 급성장, KIA 필승조이자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다.
삼성은 '유망주들의 실전 감각 유지 및 경쟁력 있는 리그 경험, 기량 발전을 위해 파견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과연 이승현이 최지민의 성공 루트를 따라 잃어버린 구속을 회복해 최강 불펜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직 보여주지 못한 놀라운 재능이 깨어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