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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보호선수 35인 외' 리스트에서 1명을 뽑았다. 그런데 훨씬 알짜 선수가 가득할 '20인 외' 명단에선 아무도 뽑지 않았다.
한화의 예상대로 롯데는 투수를 주목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선수 대신 보상금을 택했다.
보상금이 탐나서는 아니다. 한화에서 새로 데려올 선수의 가치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봤다. 수뇌부 회의에서 '차라리 기존 롯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내부 육성과 유망주들의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롯데 관계자는 "박준혁 단장과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수뇌부가 머리를 맞대고 두루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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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교로운 것은 오선진의 전 소속팀이 한화라는 점. 오선진은 2차 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됐다. 양도금은 3억이다.
안치홍은 지난 20일 한화와 6년 최대 72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이적을 확정지었다. 이중 4년 최대 55억원의 계약이 끝난 뒤 남은 2년 최대 17억원은 구단과 선수 양쪽 모두에게 선택권이 부여되는 상호 옵션이다. 앞서 롯데가 안치홍을 영입할 당시 맺었던 2+2년 최대 56억원 계약과 같다.
안치홍은 롯데에서 뛴 4년간 496경기에 출전, 타율 2할9푼2리 40홈런 2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했다. 전준우와 더불어 팀 타선의 핵심이자 올해는 주장까지 맡으며 라커룸의 리더로 활약한 선수다.
한화와의 직접적인 거래 양상만 보면, 결과적으로 롯데는 안치홍을 내주고 오선진과 7억원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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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안치홍의 FA 유출은 겉보기에는 분명한 손해다. 선수는 다다익선이란 말이 있다. 언젠가 '차라리 로또라도 긁어볼걸'이란 후회가 나올수도 있다.
하지만 폭넓게 보면 등록선수 숫자도 관리가 필요하다. 육성선수들을 언제든 등록할 수 있는 자리가 비어있을 경우 선수단 운영도 용이하고, 선수들의 사기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등록된 선수를 육성으로 돌리거나 방출하는 것은 구단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만큼 김태형 감독과 코치진의 선수 육성 능력을 믿었다. 그 신뢰가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을까. 김태형 감독은 내년 시즌 가을야구를 천명한 바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