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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타자 오타니'는 살아 있었다.
오타니는 첫 타석에서 우완 라이언 브레이저가 던진 5개의 공을 스윙하지 않고 흘려 보내기만 했다. 아무래도 실전에 준하는 공을 상대하는 건 수술 후 처음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감각을 되살린다는 차원이었다. 무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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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타니가 금세 타석에 들어서자 안도의 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트라이넨은 오타니를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타니는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렸다. 우완 JP 파이어라이젠을 상대로 5구째 포심 패스트볼이 한복판으로 날아들자 오타니는 가볍게 배트를 휘둘러 중심에 맞는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를 지켜본 동료들과 스태프가 일제히 감타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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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오타니는 지난 17일과 19일 라이브 배팅에 연속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17일에는 배팅 케이지에서 훈련을 소화했고, 19일에는 스윙 연습없이 스트레칭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타니의 훈련 스케줄은 본인의 결정으로 짜여진다. 이에 대해 LA 타임스는 19일 보도에서 '파격적인 자율성이 부여됐다'고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전날 인터뷰에서 "수일 내로 라이브 배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일찍 나설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현지 취재진도 오타니가 라이브 배팅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일제히 그라운드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홈런을 내준 파이어라이젠은 "오늘 재밌는 투구였다. 그가 타석에 들어가 건강한 몸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걸 보니 기뻤다. 분명히 나한테 홈런을 빼앗았다. 좋은 타격이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첫 라이브 배팅 후 따로 소감을 밝히지는 않았다. MLB.com은 '오타니가 라이브 배팅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그가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인 서울 시리즈 참가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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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은 '오타니는 이번 주 2번 더 라이브 배팅에 나서지만, 오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는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러나 그건 전적으로 오타니가 어떤 컨디션을 갖고 있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출전할 수도 있다는 얘기.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뛸 수 있을 때가 돼야 내가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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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감독은 앞서 지난 17일 "오타니는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정말 훈련을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한다"면서 "그가 캑터스리그에 언제 출전할 지 묻는다면 아직 답을 하기 어렵지만, 지금 그는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고 몸 상태도 좋다. 당초 스케줄보다 앞서 나가는 건 분명하다"고 했었다.
오타니는 오는 3월 20~21일 서울시리즈에 맞춰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