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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응원도구만 담은 캐리어가 따로 있어요. 좌석에 걸어놓고 응원하려고 유니폼도 종류별로 갖고 왔죠."
인터뷰에 임한 김동헌(34) 김혜경(33) 부부는 도쿄에 사는 한인 부부다. 부산 태생의 모태 롯데팬들로, 함께 응원하는 재미를 아는 두 사람이다. 특히 김혜경씨는 "사직동 출신이라 어릴 때부터 야구는 생활이었죠"라며 웃었다.
두 사람은 롯데의 전지훈련을 보기 위해 오키나와 여행을 왔다. 평소 부산 사직구장 직관도 자주 갔고,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빠짐없이 현장에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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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응원문화는 일본과는 또 다르다. 일본의 치어리더는 외야에 있고, 비교적 정적인 응원을 펼친다. 사직구장을 주름잡던 두 사람이 응원 갈증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도쿄와 오키나와 사이 비행기로 1500㎞가 넘는 거리는 롯데를 향한 뜨거운 애정 앞에 한달음이었다. 선수단이나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제법 유명인사다. 두 사람은 "우리 모두 롯데를 향한 한마음이니까…내적 친밀감이 들더라고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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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응원 전용' 캐리어 속에는 짝짝이 등 롯데 응원도구를 비롯해 박세웅 김원중 구승민 김민석 윤동희 등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이 가득했다. 응원차 관중석에 걸어두기 위해 챙겨온 것.
특히 구승민 100홀드, 김원중 100세이브 기념 유니폼도 눈에 띄었다. "이런 거 나오면 절대 참지 못해요"라며 자랑스레 들어보이는 두 사람. 각각 주인공 선수의 사인을 받고자 때를 엿보고 있다고. 이윽고 관중석으로 올라온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는데 성공하며 소원을 이뤘다. 김동헌씨는 김원중, 김혜경씨는 박세웅을 각각 '최애(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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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라지만 기자 못지 않게 날카로운 눈으로 주의깊게 선수단을 지켜보고 있다. 두 사람은 김태형 감독을 향한 뜨거운 팬심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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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작년에 우승했고, 올해 KIA도 잘할 것 같고, 진짜 우리 롯데만 남겠네요. 그래도 올해 기대됩니다. 감독님 말씀대로 일단 가을야구에 꾸준히 진출하는게 우선입니다. 조급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선수들도 한걸음씩 발전하는 과정을 즐기길 바랍니다(김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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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