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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29년 만의 우승, 팬들과 함께 해야 의미가 있다는 LG의 품격.
그런데 메인 출입구 옆에 팬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뭐가 있는데, 기다림도 마다하고 줄을 섰을까. 슈퍼스타이자 월드시리즈 MVP 코리 시거 사인회라도 열렸을까. 그런데 시거는 탈장 수술로 캠프에 입성조차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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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바로 현장에 있는 프런트에 "우리 LG도 이런 팬서비스를 고려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그 관계자가 "사실 저희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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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창단 후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며 충성심 높은 열혈팬들과 함께 하며 인기 구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유일한, 가장 큰 아쉬움은 우승이 없었다는 것이다. 1994년 이후 이어져왔던 무관의 한을, 지난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풀었다. 한국시리즈 내내 잠실구장을 유광점퍼를 입은 팬들로 가득찼다. 우승의 순간,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숨어있던 LG팬들이 모두 뛰쳐나와 '나는 LG팬이다'를 떳떳하게 외쳤다.
팬 없는 우승은 의미가 없다는 걸 아는 LG는 역대급 트로피 팬서비스를 준비중이다. KBO리그에서는 역대 이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만에 우승해 '오버'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LG의 이런 선구자적 팬서비스는 구단 뿐 아니라 그룹의 품격도 올려줄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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